초등학교·유치원 개학 확정, 학부모들 ‘소형’ 마스크 사재기||학부모들, 인터넷 맘 카페

▲ 최근 약국 등 공적 마스크 판매처마다 ‘소형’ 마스크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6일 대구 동구의 한 약국의 모습.
▲ 최근 약국 등 공적 마스크 판매처마다 ‘소형’ 마스크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6일 대구 동구의 한 약국의 모습.


초등학생 딸(8)과 유치원생 아들(6)을 둔 정은경(37·여·동구)씨는 최근 마스크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 안달이 났다.



개학을 10여 일 앞둔 아이들이 착용할 소형 마스크를 사야 하는데 재고가 소진된 탓에 구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그는 하루 종일 인터넷 맘 카페 등에서 상주하다 시피 마스크 정보를 검색하고, 매일 동네 약국·마트 등을 돌며 소형 마스크를 구하고 있지만 십중팔구 허탕이다.



정씨는 “오늘도 약국을 다섯 집 째 돌아다니고 있지만 아무 소득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초기에 전국적으로 벌어졌던 ‘마스크 대란’은 공적 마스크 5부제 등이 도입되며 점차 안정화되는 듯 했으나, 어린이들이 착용할 소형 마스크 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부모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개학을 앞두고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형 마스크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앞으로도 소형 마스크 대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 지하상가 약국 거리.



아침부터 길게 늘어섰던 마스크 구매 행렬의 모습은 사라졌고, 약국마다 마스크를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린이용으로 나온 소형 마스크는 대부분 품절됐다.



약국을 운영하는 최기문(51)씨는 “최근 어른용 대형 마스크는 남아돌지만, 어린이용 소형은 워낙 찾는 사람이 몰려 대부분 입고되는대로 금방 소진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오는 13일부터 유치원을 포함한 초·중·고교생들이 순차적으로 등교하며, 20일부터는 초교와 유치원이 개학한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은 어린 아이들이 사용할 소형 마스크 구하기에 애를 쓰고 있다.

단계적 등교가 시작되면 소형 마스크 품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학부모 김재인(34·여·동구)씨는 “최근 약국·마트마다 소형 마스크의 재고가 없다. 중·대형은 너무 커서 아이 얼굴에 맞지 않다”며 “인터넷 맘 카페에 소형 마스크 구매 가능한 약국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하는데, 막상 찾아가면 그 사이 다 팔려서 허탕을 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부모에게는 소형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맘 카페 등을 전전하는 일이 주요 일과가 됐다.

소형 한 장을 대형 여러 장으로 맞교환을 원한다는 글이 등장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개학을 앞두고 공적 물량에서 교육청 등 학교 물량이 대거 빠지다 보니, 시중에서 더욱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시약사회에 따르면 대형 마스크는 약국마다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반면, 소형의 경우 최근 물량이 부족해 발주해도 취소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동구의 한 약사는 “업체에 물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물어도 모른다고만 답한다. 투명하게 알려줘야 우리도 시민들에게 사정을 설명할 텐데…”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소형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국적인 현상이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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