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덕원고 전경.
▲ 대구덕원고 전경.


대구덕원고는 비록 역사는 짧지만, 대구 사람이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신흥 명문고다.



1978년 8월24일 덕원학원 설립 인가를 받고, 1980년 2월28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교정이 완공됐다.

그리고 1980년 3월5일 첫 신입생을 받으며, 대구덕원고의 역사는 시작됐다.



2002년 황금동 교정에서 지금의 위치인 수성구 욱수동으로 이전했으며, 기존 남자학교에서 남녀공학이 됐다.



덕원고는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매년 봄이면 200만~300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이동하는 장관을 볼 수 있는 망월지와 덕원고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사계절 욱수골의 경치는 덕원고인 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교정 내에는 곳곳에 연못과 정원이 아름답게 가꿔져 있어 학교를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2004년 개장한 수영장과 인공암벽도 덕원고의 자랑거리다.

이와 더불어 산악부, 미술부, 불교학생부, 축구부, 아드레날린, 사진부 등의 다양한 클럽활동반이 운영되고 있다.



덕원고의 교훈은 ‘큰 뜻을 품고 힘을 기르자’이다.



미래지향적인 인재양성을 교육 이념으로 한 덕원고는 대구지역 타 명문 고교에 비해서는 연륜도 동문 수도 많지 않다.



하지만 교훈이 시사한 것처럼 ‘지’와 ‘덕’을 으뜸으로 한 교풍의 영향 덕분에 짧은 연륜에도 덕원고 동문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로 선정돼 올해 대대적 내부 리모델링을 실시,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대구에서 급식이 가장 맛있는 학교로 소문이 자자하다.



38년의 역사동안 배출된 2만1천800여 명의 동문들은 지금도 치열한 사회 속에서 불철주야 뛰어다니며 덕원고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 대구덕원고 도서관의 모습. 최근 대구덕원고는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로 선정돼 대대적 리모델링을 실시, 최신식 시설을 갖추게 됐다.
▲ 대구덕원고 도서관의 모습. 최근 대구덕원고는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로 선정돼 대대적 리모델링을 실시, 최신식 시설을 갖추게 됐다.


◆짧지만 강한 존재감의 동창회



덕원고 총동창회는 1983년 1회 졸업생들이 대학 1학년일 때 구성됐다.



역사는 짧지만, 오히려 ‘젊음’을 강점으로 친숙하게 동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올해 출범한 13회 총동창회는 윤상철 총동창회장(4기)을 중심으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체계적인 구성을 갖췄다.



조원덕 사무총장(8기)이 동창회의 살림을 도맡고 있으며, 이밖에도 실무진, 이사회, 부회장단, 덕원후배사랑장학회 등의 조직들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



도정환 변호사(1기) 등 역대 총동창회장 출신 모임인 고문단은 든든하게 동창회의 뒤를 받치고 있다.



총원 100여 명으로 구성된 이사진은 남문교 의장(2기)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동창회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다.



또 기수별·지역별 회장단을 구성,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덕원고’라는 이름 아래 동문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



총동창회는 매년 1월 신년교례회를 시작으로 한 해 사업을 시작한다.



2월에는 집행위원 워크숍과 정기 이사회가 있으며, 5월에는 총동창회의 가장 큰 행사인 덕원후배사랑장학회 장학금 지급행사와 가족등반대회가 열린다.



이어 6월엔 덕원고 총동창회장배 골프대회, 10월에는 덕원가족체육대회, 11월엔 후기이사회, 12월은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로 한 해 사업을 마무리 짓는다.



▲ 지난해 10월 대구덕원고 운동장에서 열린 덕원가족체육대회에서 동문들이 배구를 하는 모습.
▲ 지난해 10월 대구덕원고 운동장에서 열린 덕원가족체육대회에서 동문들이 배구를 하는 모습.


◆후배들을 위한 마음, ‘덕원후배사랑장학회’



덕원고 총동창회의 장학지원은 타 학교들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다.



소위 몇몇 재력 있는 동문들에게 장학금 지원을 의지하기보다, 전 동문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십시일반으로 장학금을 모으는 것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바로 '덕원후배사랑장학금’이다.



덕원고 선배들은 매달 1만 원 정도를 정기적으로 모아 1년에 한 번씩 모교에 기탁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연간 3천만 원 가량의 장학금은 해마다 재학생 50여 명에게 장학금 또는 등록금으로 전달한다.

참여하는 동문이 많을수록 장학금도 따라 불어나는 체계다.



박준상 덕원후배장학사랑회장(3기)은 “비록 마음은 있지만 거액을 내기는 부담스러웠던 선배들이 마음 편히 후배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선·후배 사랑의 장을 주선했다”며 “좀 더 많은 후배들께 혜택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동문들이 좋은 뜻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이 밖에 동문 한의사, 치과의사들이 조성한 한의사 장학금과 니사금 장학금, 익명의 독지 동문 등이 기탁한 장학금이 있으며, 사용 내역은 전적으로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 덕원고 총동창회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동문들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청도에서 열린 제4회 대구덕원고 총동창회장배 골프대회에서 동문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덕원고 총동창회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동문들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청도에서 열린 제4회 대구덕원고 총동창회장배 골프대회에서 동문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덕원고의 자랑, 유도부와 수영부



덕원고 교기는 ‘유도’다.



유도는 상경하애(上敬下愛)정신을 바탕으로,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예의바른 덕원고 인의 정신을 드러낸다.



1985년 유도부가 창단된 이래, 열심히 갈고 닦아온 노력은 90년대 들어 빛을 발했다.



1996년 오주호 동문이 대구광역시 학도종합체육대회 준우승, 대구광역시장기 유도대회 고등부 우승을 휩쓸었다.



2000년대 들어 김우선 동문이 춘계 전국 남·여 중고연맹전에서 1위를 했고, 2년 뒤 윤재현 동문이 아시아 유도선수권대회 1위와 전국체육대회 은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2011년에는 전국체전 대구 선발전 7개 체급에서 우승을 싹쓸이하며 전국의 유도 명문고로 자리매김을 했다.



수영부도 반선재 동문이 2010년 전국체전 여자 자유형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 동·은메달을 획득했다.



총동창회는 이들 입상자에 대해 장학금과 대회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 지난해 10월 대구덕원고 운동장에서 열린 덕원가족체육대회에서 동문들이 어깨를 두르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지난해 10월 대구덕원고 운동장에서 열린 덕원가족체육대회에서 동문들이 어깨를 두르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학교를 빛내고 있는 현역 동문들



덕원고 동문들은 아직 대부분 사회에서 현역들이다.

1기 졸업생이 아직 57세에 불과해 사회 일선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특히 신흥 명문고인 만큼 학계, 의료계, 법조계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학계에서는 먼저 나노 분야 기술개발로 노벨화학상 후보에 거론되는 서울대 화학과 현택환 석좌교수(1기)를 비롯, 한국학 중앙연구원 김일권 교수(1기), 구미대 이종환 부총장(3기), 성균관대 물리학과 정동근 교수(2기), 경북대학교 한문학과 박영호 교수(1기) 등이 덕원고의 이름을 빛내고 있다.



의료계는 ‘시골의사’로 잘 알려진 경제전문가 박경철 원장(1기)이 동문이다.



또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된 계명대의대 이성룡 교수(1기), 경북대병원 김상걸 교수(3기), 경북대병원 김찬덕 교수(7기), 권순호 대구미르치과병원장(3기) 등도 활동 중이다.



법조계는 도정환(1기)·최광휴(1기) 변호사와 서울행정법원 반정우 부장판사(5기), 서울고등법원 권순형 판사(4기), 이정호(7회) 변호사 등이 있다.



최근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랩 본좌’로 불리는 래퍼 이센스(본명 강민호)씨도 덕원고 출신이다.



▲ 지난 12일 대구덕원고 도서관에서 만난 윤상철 총동창회장(4기)의 모습.
▲ 지난 12일 대구덕원고 도서관에서 만난 윤상철 총동창회장(4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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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총동창회장 인터뷰



“동창회는 동문들이 편하게 와서 쉬고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입니다. 젊은 후배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 편히 와줬으면 합니다.”



올해 54세의 젊은 나이로 총동창회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은 윤상철 회장(4기)은 덕원의 동창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오래 가는 친구’, 윤 회장이 세운 13대 총동창회 슬로건이다.



그는 “아직 덕원고는 역사가 40년이 채 되지 않은 젊은 학교”라며 “하지만 젊은 만큼 더 활동적이고, 활력 넘치는 동문들이 덕원고를 빛내며 사회에서 함께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오랜 역사를 지닌 타 학교의 동문들이 서로 똘똘 뭉쳐 이끌어 주는 모습이 내심 부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받지 못하고 부러워했던 감정들을 후배들에게는 느끼지 않게 할 것”이라며 “한창 현역에서 뛰는 ‘필드플레이어’들이 많은 만큼, 사회로 진입하는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도움이 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회기 동안 최대한 많은 동문들이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윤 회장은 올해 1월 총동창회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돼 불가피하게 공식 동창회 활동도 잠시 중단했다.



그는 “동문들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아무래도 먹고 사는 문제에 치중하면서 모임을 찾을 여유가 없을 것”이라면서 “동창회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윤상철 동창회장은 “총동창회의 역사가 짧아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지만 동문들이 잘 견뎌내고 몸 건강히 오래도록 만났으면 좋겠다. 이 기사를 보고 더 많은 덕원의 동문들이 동창회를 찾아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



대구덕원고 동창회 연락처(053-761-1973), 덕원고졸업생 밴드 (Band.us/@dukwon)



▲ 대구덕원고 총동창회에서 제작한 수제 막걸리.
▲ 대구덕원고 총동창회에서 제작한 수제 막걸리.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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