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네거리에서-리쇼어링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공급 필요

발행일 2020-06-01 16:11:4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신승남 기자.
신승남 중부본부 부장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 생활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더 가져올지 예측하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수출국가들에게는 또 다른 재앙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로 이전한 국내 대기업과 타국 글로벌 기업들에게 부품을 수출해야 하는 국내 종·소 기업들은 하늘길이 막히면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또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단어가 ‘리쇼어링(reshoring)’이다.

리쇼어링은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국외로 생산기지를 옮겼던 기업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을 말한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저개발국가의 임금 인상과 자국 산업의 보호, 감염병으로 취약해진 국제 공급망 때문에 본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국가간 교역과 인력의 소통이 어려워지자 리쇼어링에 대한 국가간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우리 정부도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유도하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리쇼어링의 대전제는 글로벌 경쟁력이다. 이런 이유로 리쇼어링과 함께 관심을 모으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사전적 의미는 ‘설계·개발, 제조와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하게 되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스마트팩토리로 인한 일시적 고용감소는 있겠지만 사람이 하기 힘든 위험하거나, 지저분한 일 등의 낮은 단계의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고용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15년부터 스마트팩토리 보급에 나서고 있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 보급확산 지원사업에 참여한 531개 기업 중 66.9%인 292개사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54.3%의 불량률이 개선돼 220명의 고용이 증가했다.

센터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중 엔시에스는 코로나19로 경쟁업체들의 생산이 급감한 가운데도 매출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일자리를 늘렸다.

스마트팩토리는 수주에서 출하까지 네트워크로 최적화돼야 효율을 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개인 맞춤 제작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자신이 먹고 싶은 재료만 골라 담은 시리얼을 주문하면 이를 제조과정에 적용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필요한 재화를 고객이 직접 만든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는 미래 세대의 소비트랜드인 소량, 다품종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제조시스템이다.

아쉽게도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국내 일부 제조현장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심지어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팩토리 수준이 형편없다고 진단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를 지원받은 기업의 90%이상이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향상 정도에 그치는 기초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포스코조차도 최고 단계인 고도화과정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국내 제조기업의 절반인 3만여 기업에 스마트팩토리를 공급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를 공급해 온 전문가들은 공급 후 관리가 안되고 있어 기초를 다지도로록 지원하고 운용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가 준비도 안된 기업에 양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한 경쟁에 놓인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막을 순 없다. 최근 LG전자가 구미에 있던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키로 한 것도 글로벌 경쟁력 때문이다.

해외 이전하는 대기업을 따라 해외로 나가는 중소기업들도 고객(대기업)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리쇼어링을 위한 스마트팩토리가 필요한 이유다. 리쇼어링을 위해서는 양적 확대보다 인건비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업 경쟁력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공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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