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늑장 수해복구에 주민 불편 가중

발행일 2020-06-21 18: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상습피해지역 백년찻집∼한수원 지방도,교통통제 했지만 입간판 설치하지 않아 진입차량 우회

경주시가 지난해 태풍 미탁으로 유실된 추령재 지방도로 복구사업을 늦춰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1년째 방치되고 있는 추령재 부근 훼손된 지방도로 모습.
경주시가 지난해 태풍 피해로 유실된 도로 복구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상습 침수 피해지역이어서 우수기를 앞두고 올해 또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가 발생한 도로는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추령재 백년찻집에서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이어지는 945번 지방도 옛길이다.

지난해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252㎜의 비가 쏟아져 높이 130여m의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도로 40여m가 유실되고, 상수도관도 함께 훼손됐다. 경주시는 이 구역에 대해 지난해 10월3일부터 도로를 차단하고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 입구에서 백년찻집으로 들어가는 쪽에는 통행금지 표지판이나 안내표시판은 아예 없다. 이에 수해 상황을 모르고 진입한 차량은 1.5㎞나 되돌아 나와야 하는 등 주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입구에 현수막을 설치했지만 바람에 날아가 버린 것 같다”면서 “다시 입간판을 설치해 도로 차단 사실을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구간은 계곡이 깊고, 주변에 활엽수가 우거져 여름에는 시원하고, 가을이면 경주지역에서 아름다운 단풍 길로 알려져 방문객이 많은 관광지역이다.

성건동 김영식(58)씨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정상 부근에 전통찻집이 있어 한수원과 해변으로 왔다가 돌아갈 때 이 길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며 “입구에 안내표지판이 없어 두 번이나 돌아 나오는 불편을 겪었다”면서 안내표지판의 빠른 설치를 주문했다.

박차양 경북도의원은 “예산을 확보하고도 공사를 늦춰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가져오며 관광경주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례다”며 빠른 시공을 촉구했다.

경주시 공무원은 “피해 지역은 사질토로 태풍에 취약한 지역이어서 공법이 까다로워 한국기술연구원 등의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다음달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해 중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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