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장례위원, 장례절차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장례위원, 장례절차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2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사후처리와 예우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박 시장에 대해서 여야의 지지와 비판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고 유력 정치인들이 당과 소속기관의 이름과 자격으로 조문하며 촉발된 논란은 박 시장의 죽음 앞에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만큼, 고소인을 향한 2차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서라도 무조건적인 ‘애도 모드’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며 장례가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비판했다.

▲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백선엽 장군을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셔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백선엽 장군을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셔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피해자의 말에 한 번이라도 더 귀 기울이고 살피고 배려하는 것. 그것이 여성 인권에 앞장서 온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발언, (사망 원인과 관련해) ‘전혀 다른 이야기도 나온다’는 여성 정치인인 민주당 대변인의 언급 그리고 서울특별시장 5일 장까지. 모두가 그분들이 고인과의 관계에만 몰두해 나온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대대적인 서울특별시장은 피해자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가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에 대한 추모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지지자 사이에서 ‘신상털기’ 움직임까지 보이자 자제를 요청하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온라인상에서 관련 없는 사람의 사진을 유포하거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가짜 뉴스가 나오는데 이는 현행법 위반이자 무고한 이들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박 시장 의혹 관련 “13일 월요일에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그날 오전에 예정된 발인이 지나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문제까지 겹치며 성추문 등 도덕성 문제에 진영간 이견이 더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백 장군이 별세한 데 대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

고인이 6·25 전쟁에서 세운 공은 부정할 수 없지만 과거 친일 행적을 염두한 것이다.

반면 통합당은 백 장군 별세에 대한 논평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백 장군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의 초석을 다졌던 진정한 국군의 아버지”라며 “식민지에서 태어난 청년이 만주군에 가서 일했던 짧은 기간을 ‘친일’로 몰아 백 장군을 역사에서 지워버리려는 좌파들의 준동이 우리 시대의 대세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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