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신청을 환영한다

발행일 2020-07-30 19:52:5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정태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군위군과 의성군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를 신청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군위-의성 지역민들의 통큰 결단으로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간절히 염원했던 ‘새로운 하늘길’을 가질 희망이 생겼다. 새로 건설될 통합신공항이 세계의 고립된 ‘섬’으로 전락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을 소생시킬 산소호흡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 동안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가장 위대한 분들은 군위와 의성주민들이다.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면 분명히 소음이 많아지고 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텐데도 지역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삶의 공간을 내주셨기 때문이다. 그 고마움은 사업진행과정에서 충분히 위로받고 보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마땅하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2014년 ‘군공항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함께 시작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갑론을박하는 과정에서 서로 상처를 주고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이타적 배려심과 수준 높은 시민정신이 발휘되어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다. 더 의미있는 것은 통합신공항사업 신청과정에서 시도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통합되었는 점이다. 깊이 새길 일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만 방심할 수 없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은 첫 시작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군위, 의성군에서 유치신청을 한 것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정도이다. 시도민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대구경북의 미래인 통합신공항 함께해 주십시오”라는 대구시장과 경상북도 지사의 공동호소문을 꼼꼼히 읽어보면 510만 시도민들의 염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통합신공항이 대구경북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절규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후대들에게 더 절실한 바이다.

통합신공항의 가장 큰 역할은 지역경제발전이다. 공항이 건설되면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고 세계 전역으로 갈 수 있다. 현재 민간공항과 군공항으로 운영되는 좁은 대구공항(7.1㎢)을 군위, 의성지역(15.3㎢)으로 확대이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규모나 시설 면에서 보면 국제공항으로서의 충분조건을 갖추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용객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상품의 국제적 유통이 원활하게 된다. 특히 대구, 구미, 김천, 경산, 영천, 청도, 포항, 안동, 문경 등지에서 생산되는 공산품과 신선한 농산품들이 세계 각국, 각 가정으로 손쉽게 배송될 수 있다. 대구경북 인접지역의 항공물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울산, 부산, 경남뿐만 아니라 경상북도 북부권과 연결된 충남, 충북의 물류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대구-광주의 달빛동맹이 영호남 고속전철로 연결된다면 통합신공항과의 거리는 더 좁아질 수 있다. 그러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분산, 지역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본이 가까운 영남과 중국이 가까운 호남, 충청이 연결되면 중국-한국-일본의 경제협력체계가 형성되어 동북아시아지역 발전의 붐을 재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도권 의존적인 교통-물류체계를 분산시킬 수 있고, 지역이 세계로 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공항도시의 형성도 기대된다. 공항발전에 따른 파급효과로 공항으로부터 40~70㎞ 이내에 형성될 공항도시는 침체된 대구, 경북에 활력을 제공할 새로운 중심되 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신공항이 가지는 또 다른 의미는 국가안보적 역할이다. 통합신공항은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통합운용하게 된다. 의성, 군위지역은 방어종심이 깊은 내륙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항이 해양과 인접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양으로부터의 적의 기습공격에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 때문에 내륙 깊숙이 자리하게 될 통합신공항은 유사시 전략적 보루역할을 하는데 최적이다. 경제와 안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통합신공항이다. 무엇보다도 대구경북 시도민이 하나될 수 있는 사업이다. 이제부터는 손에 손을 잡고 공항완성의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

이 감격과 기쁨의 순간에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왜 그럴까? 삼국유사와 김수환 추기경의 가르침을 품은 군위, 마늘의 힘을 가진 의성주민들에게 다시 한번 치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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