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날을 앞두고 칠곡군민에게 한글로 감사의 인사 전해

▲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회장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한 칠곡군에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썼다.
▲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회장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한 칠곡군에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썼다.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조국입니다.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움믈(을) 주신 백선기 진(칠)곡군수님과 칠곡군민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여로(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한글날을 앞두고 해외 에티오피아의 6·25 참전용사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한 삐뚤삐뚤한 한글 손 편지가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90세의 고령인 멜레세 테세마씨는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회장이다.

그는 칠곡군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 지원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에티오피아는 암하라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가 한글 편지를 쓴 이유는 칠곡군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진정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다.



그는 우선 영문으로 감사 편지를 작성한 후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자원봉사자에게 한글로 번역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자원봉사자로부터 한글로 번역된 글을 받은 멜레세 테세마 회장은 마치 그림을 그리듯, 한 자 한 자 정성껏 편지를 썼다.



멜레세 테세마 회장이 작성한 편지는 일부 오탈자가 있었으나 일반인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수준이다.



그의 손 편지는 SNS를 통해 8일 칠곡군에 전달됐다.

한글로 쓴 편지에 대해 “뜻은 모르지만 한글의 모양이 규칙적이고, 체계적이라 따라 쓰기에 어렵지 않다”며 “한국인에 못지않게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웃음 지었다.



그의 편지를 읽은 백선기 칠곡군수는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 편지를 받아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 삐뚤삐뚤한 글씨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진심이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모든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칠곡군은 지난 4월 6·25 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용사 6천37명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6천37장의 마스크를 마련하는 ‘6037 캠페인’에 나섰다.



이 캠페인이 전국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두 달 남짓 만에 목표량의 5배인 3만 장을 모아 지난 6월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에 전달했다.

칠곡군은 마스크 1만4천여 장을 대사관과 후원회를 통해 추가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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