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일보 김종윤 문화체육부 기자
▲ 대구일보 김종윤 문화체육부 기자
김종윤

문화체육부

방만한 운영으로 직원 인건비 부족 사태를 불러오는 등 크고 작은 진통을 겪고 있는 경북도체육회의 예산 절감은 멀고도 험한 길일까.

그동안 도체육회는 자체적으로 내부 예산 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현재 운영 체계를 새롭게 손보려는 시도에는 기존 직원들의 급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내부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되기 이전에는 대한체육회가 연봉제를, 국민생활체육회는 호봉제를 적용해왔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이후 도체육회는 양 측의 직급체계 통일을 위해 공무원 임금 체계를 따르기로 하는 등 급여체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이러다 보니 결국 도체육회는 전체 정원 23명 중 4급(경북도 기준 4급 과장급 해당)이 무려 5명이나 되는 기형적인 조직으로 변모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직원 인건비 부족으로 지난 9~10월분 급여조차 해결하지 못하게 되자 도체육회는 사무처 운영비에 속하는 물건비 6억3천만 원 중 1억5천여만 원을 전용해 월급을 해결하는 지경까지 내몰렸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전국 17개 시·도체육회 중 운영비 예산이 두 번째로 적은 곳이 경북도체육회고, 인력도 (다른 지역은) 평균 30여 명 정도지만 도체육회는 23명 밖에 되지 않는 등 매우 어려운 살림살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체육회와 경북도는 마른 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만 일각에서는 예산 전용 과정에서의 절차상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도체육회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던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는 지난 7월 이후 예산 전용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환경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지난 7월 이후 예산 전용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도체육회의 인건비 전용에 관련해서도 확인한 바 없다”며 “사전에 어떠한 언질도 없었고 의회의 승인 없이 예산을 움직인 점은 분명 짚어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 체육계 일각에서는 경북도가 ‘직원 인건비 문제’라는 이유로 도체육회의 예산 관련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1~12월분 인건비를 포함해 내년도 사무처 운영비 22억 원의 예산 반영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최근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철인3종)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비롯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경북도체육회는 그동안 방만한 단체 운영과 특히 인건비 개선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더 늦기전에 그동안 지적돼 온 여러 오명을 벗고 투명한 도체육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정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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