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집무실로 사용된 국보 제223호인 경복궁 근정전의 재산가치가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이 받은 ‘주요 궁능 문화재 국유재산 가액’ 자료에 따르면 경복궁의 중심 건물로 조선 시대 국왕의 즉위식이나 대례 등이 거행됐던 경복궁 근정전의 가치는 약 33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

국내 아파트 실거래 최고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이 70억 원 이상, 최고 84억 원(전용면적 244.749㎡·약 74평)까지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반값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올해 거래된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11차(171.43㎡·52평)의 평균 거래가인 44억 원보다도 훨씬 낮다.

조선 국왕이 평상시 거처하며 정사를 보살피던 보물 제1759호 경복궁 사정전의 가치도 약 19억 원에 불과하다.

보물인 자경전과 수정전도 각각 13억 원, 9억 원 정도다. 20억 원 안팎에 거래되는 강남 은마아파트나, 동작구 흑석동의 고층아파트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국유재산가액은 문화재 화재보험의 가입 기준이 된다. 이처럼 국유재산가액이 낮게 책정돼 있을 경우 문화재가 화재 등 불의의 사고로 손실됐을 경우 복원 비용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김 의원은 “문화재가 만에 하나라도 소실, 훼손된다면 막대한 국비를 투입할 것이 아니라 보험을 통해 이를 보전받아야 한다”며 “터무니없이 낮은 국유재산 가액을 현실화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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