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일까지, 회화작품 등 30여 점 전시
그에게 미술은 심리치료를 위한 단순한 그림그리기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내재 된 예술세계를 회화로 승화시켜 내려는 신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그동안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의 아이콘이 된 셈이다.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주제로 제작된 작가의 회화작품 30여 점을 비롯해 흙으로 제작한 입체 도자조형물 ‘공존의 마을’이 함께 전시된다.
어린 나이에 발병한 후천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의 실현’이라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는 밑그림 없이 화면 가장자리에서 작업을 시작하는 게 특징이다.
이번 전시의 부제인 ‘어느 하루(one day)’는 일상이 주는 소중함과 감사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로마, 피렌체, 산토리니, 홍콩 등 세계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그려진 근작들은 과거 해외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과 추억들을 그림으로 묘사한 작품들이다.
가족과 함께 보냈던 여행의 즐거움을 표현한 ‘시선2’는 인물을 화면 가장자리에 배치하고 배경이 되는 하늘의 구름을 중앙에 그려 넣음으로써 시각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주제는 항상 화면의 중앙에 그려져야 한다는 일반적 관념의 틀을 깨고 관람자의 시각적 관점보다 주제가 주는 유머러스한 인상과 화면 구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함께 전시된 설치작품 ‘공존의 마을’은 흙으로 제작한 입체 도자 조형물들이다. 백자토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집들을 만들고 그 위에 유약을 바른 후 가마에서 구워낸 도자 작품들은 저마다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다양한 가옥구조와 형태를 가진 집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형성하듯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신뢰와 배려를 통해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 나가는 현대사회를 입체적으로 묘사해 낸 작품이다.
대백프라자갤러리 박찬혁 큐레이터는 “8년째 계류 중이던 장애예술인지원법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했다”며 “이번 전시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동시에 발달장애인의 기량을 세상에 뽐낼 수 있는 열린 마음의 광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을 받아 ‘2020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문의: 053-420-8015.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