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종가집 주부 3천여 명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보다 1.3%오른 56.2% 김장 포기|

▲ 대구 남구의 한 대형마트를 방문한 손님이 채소 가격을 들여다보고 있다.
▲ 대구 남구의 한 대형마트를 방문한 손님이 채소 가격을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김장 포기를 선언하는 일명 ‘김포’ 주부들이 많아지고 있다.

배춧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부재료 가격의 상승, 코로나19로 다같이 모여 배추를 담그기 어려운 상황 등 김장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 종가집이 지난달 19~23일 주부 2천845명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절반 이상(56.2%)이 김장 포기를 선언했다. 이는 지난해(54.9%)보다도 1.3% 오른 수치다.

올해 김장을 포기한다는 주부 중 62.6%는 ‘포장 김치를 구입해 김장을 대체하겠다’고 답했다. 또 ‘가족·지인에게 얻음’(25.4%), ‘아직 계획 없음’(11.7%) 등 순이다.

쌀쌀해진 날씨로 산지 물량이 크게 늘어나 배춧값은 안정화됐지만, 양념 부재료 가격이 올라 부담감이 커진 이유도 있다.

양념 부재료에 사용되는 채소류의 품질이 좋지 않아 전반적인 시장 반입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장 포기 주부를 대상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김장에 부담을 더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김장 재료 구매 비용이 비싸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44.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동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5천200원으로 지난달(1만3천 원)보다 60% 급락했다. 지난해(5천 원)와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김장 양념재료로 쓰이는 건고추(600g)는 2만2천 원으로 지난해(1만2천500원)보다 76% 치솟았다.

지난해 1천500원이었던 양파(1㎏)는 66.6% 오른 2천500원에 판매 중이었다.

대파(1㎏)는 3천500원으로 지난해(2천500원)보다 40% 올랐고, 마늘(1㎏)은 8천 원으로 지난해(6천 원)보다 33.3% 상승했다.

김장 포기 현상은 코로나19로 함께 모여 담그기 어려운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부 김모(31·여·북구)씨는 “매년 시댁에서 가족들이 모두 모여 이맘때쯤 100포기가 넘는 김치를 담그곤 하는데 올해는 안하기로 결정했다”며 “코로나 탓에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이 함께 모이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올해 김장은 주로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이 코로나 및 체력, 면역력 저하 등의 원인으로 포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시장 거래량도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T 관계자는 “김장 재료뿐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전반적인 시장 거래량이 크게 줄고 있다”며 “보통 11월 둘째 주부터 김장철이 시작돼 가격이 오르는데 현 상황을 지켜봤을 땐 다음 달까지도 수요가 없어 물가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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