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원에서 행장까지' 은행원 성공 아이콘 ||지역 기업 잘 살게 하는 데 방점..연말 조

▲ 임성훈 대구은행장이 취임 한달을 앞두고 지난 4일 이뤄진 본보와 인터뷰에서 내년도 계획 등 비전을 밝히고 있다.
▲ 임성훈 대구은행장이 취임 한달을 앞두고 지난 4일 이뤄진 본보와 인터뷰에서 내년도 계획 등 비전을 밝히고 있다.
지난 9월3일. 금융권과 지역사회 시선은 대구은행에 향했다. 1년9개월을 끌어온 대구은행 CEO육성 프로그램이 종지부를 찍는 날이다. 그날 가족이 보낸 “수고했다”는 짧은 메시지를 떠올리면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눈시울을 붉게 했다. 그만큼 부담과 압박의 시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0월7일 제13대 대구은행장에 취임한 임성훈 행장의 일이다.

“시간이 어떻게 흐른지 알 수 없을 만큼 빨리 지나갔다”며 운을 뗀 임 행장은 “힘든 시기 은행을 이끌게 됐다. 지속된 저금리와 코로나 상황까지 더해져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어려운 시기’임을 여러차례 강조했지만 비전이나 변화에 대해서는 확신에 찼다.

그는 “우리에게는 위기타파 DNA가 장착돼 있다. 과거 IMF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를 극복한 전례가 있지 않냐”며 코로나 위기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 행장은 금융위기 당시 영업 최일선에서 행원, 관리자급으로 현장을 뛰면서 기업의 연체 관리에 나섰고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

취임 한달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임성훈호’는 내년부터다. 그는 연말께 내부 조직의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두고 조직 슬림화를 통한 대대적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구체적 방안에는 말을 아끼면서도 큰 틀의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 중 하나가 조직 구성의 원동력을 현행 부서에서 팀제 위주로 세분화시킨다는 점이다. 팀제 도입의 의미는 부서장보다 직급이 낮은 팀장을 둠으로써 조직 운영의 중심을 젊게 가져간다는 데 있다. 임 행장은 이를 통해 사고 확장성을 통한 새 동력을 만들 것으로 확신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한 유휴 인력은 투자금융이나 자금운용 등 수익을 만들어 내는 소위 ‘돈 되는 부서’로 배치해 적극적 수익실현과 마케팅으로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임성훈호’에서 펼쳐질 또 다른 변화는 성과주의와 보상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임해라’라는 말을 평소 좌우명으로 둔 임 행장은 행원들에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문화 장착을 약속했다.

임 행장은 공공금융본부장을 역임하며 ‘금고지기’로 지역 지자체 금고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2017년에는 ‘영업점 성과평가 우수영업점 금상’을 받으며 또 한번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그는 임원 승진에 실패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허탈감도 느꼈을 터. 임 행장은 후배들에게 이런 실망감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때 (임원에 대한) 마음을 비웠다. 그런데 다음 해 상무가 됐고 부행장을 거쳐 지금 행장까지 왔다. 돌아보면 다이나믹한 시기였다”고 돌아보면서 “직원들이 방향성을 잡고 근무할 수 있도록 성과에 대해서는 인사로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임 행장이 내세운 키워드에서는 ‘지역’ 또한 빠지지 않는다.

연말께 모습을 들러낼 소상공인을 위한 어깨동무지원센터가 그 중 하나다. 창업부터 자금지원과 컨설팅까지 소상공인들의 성공 창업에 은행이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지역 기업을 잘 살게 하는 것, 고객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은행, 그래야 은행도 잘 되는 것 아닙니까. 지역 경제 선순환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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