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2부

배철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가 확정된 후 군위·의성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군위읍 소보면에만 소위 ‘떳다’방으로 불리는 부동산중개소가 우후죽순 생겨나 현재 20곳이 넘는다.

공항 부지 일대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순식간에 군위 일대가 부자 동네가 된 것 같은 생각까지 든다.

외관상으로는 군위와 의성의 경기가 확 살아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이제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확정의 기쁨은 뒤로 하고 지역경제 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

군위의 경기 침체가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물론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전국의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농촌의 경제는 한 마디로 최악이다.



군위는 물론 농촌지역 어디를 가더라도 “이래서야 어찌 살겠노”라는 탄식만 들린다고 한다.

이미 많은 점포가 개점휴업 상태에 몰렸다.

빈 점포에 부동산 사무실이 들어서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이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통합신공항 유치를 계기로 지역경제가 확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그저 기대일 뿐이다.

군위군은 대형 유통업체로 큰 타격을 받은 지역 전통시장과 음식점 등을 돕고자 군위사랑 상품권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재료비와 임대료, 인건비, 각종 공과금 등으로 농촌의 서민경제는 피폐해진 것이다.

이렇다 보니 민심도 예전 같지 않다.

흉흉해질 정도다.

정을 나누며 지내던 이웃들이 사소한 일로 분쟁을 벌이거나 법적 다툼까지 하고 있다.

군위군에 있는 100여 개의 건설업체가 극심한 수주 난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다수 업체가 도산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회복의 전제조건은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지적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지역경제가 더욱 침체하고, 지역경제가 엉망이 되자 건설업체도 직격탄을 맞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지역에서 발주하는 공사는 지역 업체가 담당하도록 해야 건설경기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강력한 부양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실정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제 지자체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군민 전체가 나서야 한다.

특히 지역 출신으로 타지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군위에 살지 않더라도 군위 대표 농산물 쇼핑몰인 ‘아이군위’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고향 향시가 묻어나는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자신의 부모형제, 친척, 지인 등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재배한 농산물을 구입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통합신공항 이전에 따른 갈등은 봉합하고 환호는 잠시 뒤로 하자.

지금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지막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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