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대 등 4개 의과대학 미응시율 99%||내년 인턴 공중보건의 군의관 부족현상 불가피

▲ 전체 응시대상 의대생의 86%가 치르지 않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지난 10일 끝났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연합뉴스
▲ 전체 응시대상 의대생의 86%가 치르지 않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지난 10일 끝났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연합뉴스
올해 의사국가시험(이하 국시)에 응시한 대구지역 의대생 수가 3명에 불과해 내년 지역에서 의료공백 현상이 우려된다.

11일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4개 의과대학에 따르면 올해 국시 대상자 290명 중 99%가 응시하지 않았다. 국시에 응시한 의대생은 3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또한 군문제 등으로 동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험을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적으로 지난 9월8일부터 두 달간 분산 실시된 국시에 전국 대상 의대생(3천172명) 중 14%인 446명만 응시했다.

대구 응시자는 전국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친다.

보건당국이 국시 미응시 의대생에게 추가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내년 대구지역에는 인턴과 공중보건의 부족현상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 지역 의료계의 전망이다.

의대생은 의대 졸업 후 국시 실기 시험과 필기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의사 면허가 나온다. 이들이 대학병원 등에 인턴으로 지원하거나 공중보건의, 군의관 등으로 근무한다.

낮은 급여에도 주 80시간 가까이 일하며 수술 보조나 응급실 근무 등을 도맡아온 인턴 인력이 부족해지면 지역 대학병원 운영에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은 “대학병원 규모에 따라 매년 1월에 수십 명의 인턴을 뽑는다”며 “재응시 기회 등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의료공백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내년 뿐 아니라 2022년 역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시 미응시자들이 내년도 국시에 응시하면 인턴 선발은 정반대의 상황이 예상된다. 1년 후배들과 함께 의사면허를 취득하게 되면 과공급 현상이 발생한다.

의료계는 이번 사태로 최소 5년 이상 지역 의료체계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 박원규 부회장은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의대생 구제의 차원이 아닌 국가 의료체계가 흔들릴 수 있는 문제”라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서 재시험을 치르게 해 국가적인 의료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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