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혁 추천위원 “최선 다했으나 역할 한계 느껴”

▲ 임정혁 변호사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임정혁 변호사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재개를 하루 앞둔 17일 야당 측 후보 추천위원인 임정혁 변호사가 사퇴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종의 지연작전이다. 하지만 추천위원 결원 시 해석이 엇갈려 효과를 볼 지는 미지수다.

여당은 공수처장 후보 2인 결정을 강행할 모양새다.

임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야당 추천위원에게 주어진 것으로 평가받았던 소위 비토권까지 포기하고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회장이 추천한 후보들에까지 적극 찬성하는 등 능력 있고 중립적인 후보 추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이제 그 역할의 한계를 느껴 추천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이제 새로운 추천위원이 위촉돼 충실히 그 역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예정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5차 회의에서 후보자 의결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여권 입장에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정직 2개월’에 그쳤기 때문에 윤 총장이 돌아오기 전에 공수처 출범과 검경 수사권 조정까지 ‘검찰개혁’을 신속하게 마무리하려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후보 추천위가 최종 후보 2인을 추천하면 연내 공수처장 청문회까지 ‘속전속결’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정권은 공수처 사유화를 기획하고 있다’는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사실 왜곡이고 매우 악의적으로 들리기도 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수처와 관련해 꽤 길게 협상도 했었고 협상 과정에서 정부나 여당이 점지해놓은 공수처장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주 원내대표가 잘 알 텐데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막을 수 있는 수단이 현재로서는 없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의결정족수를 7명 중 5명 찬성으로 낮춰 야당의 비토권을 박탈한 공수처법 개정안이 공포·시행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공수처법 개정안에 ‘헌법재판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둔 상태다.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만약 의결을 강행하면 비토권 박탈에 대한 소송에 구성이 위법하다는 사유를 포함해 소송을 낼 것”이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해서 추천위가 이후 절차를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추천위가 또 파행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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