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매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성금을 전달하던 익명의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를 끝으로 10년 기부를 마무리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2일 60대 남성으로부터 5천만 원의 수표와 친필 메모 쪽지가 담긴 봉투를 건네 받았다.
이 남성은 2012년 1월 처음 익명으로 1억 원을 모금회에 전달하며 나눔을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에도 1억2천300만 원을 기부했다.
이후 매년 12월 성금을 기탁하며 2012년부터 10차례에 걸쳐 10억3천5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결혼 후 단칸방에서 신혼을 보낸 그는 수익의 30% 이상을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기로 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많은 위기가 있었고 그때마다 기부 중단을 권유하는 직원도 있었지만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다’며 처음부터 수익의 일부분을 떼어 놓아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
그의 아내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기부 시 남편이 키다리 아저씨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어느 날 신문에 키다리 아저씨가 남긴 필체를 보고 남편임을 짐작해 물어서 알게 됐다”고 전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희정 사무처장은 “오랜 시간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주신 키다리 아저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소중한 성금을 기부자 뜻에 따라 필요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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