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거리에 캐럴과 구세군 종소리만 울려 퍼져||영화관, 카페 등 데이트 필수 코스 찬바

▲ 크리스마스 이브날인 24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 크리스마스 이브날인 24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24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해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인파로 가득 차던 대구 중심거리는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을씨년스러웠다. 연인들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썰렁한 거리에 울려 퍼진 캐럴, 구세군의 종소리로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왔음을 알렸다.

대구시민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는 대구백화점 앞 광장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한 크리스마스트리 조형물과 장식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임모(22·여·중구)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동성로에 왔었지만 이른 시간부터 사람은 많았었는데 올해는 확 줄어든 것 같다”며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이 될까봐 친구랑 점심식사하고 카페만 갔다가 바로 집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가족, 연인들로 붐벼야 할 패밀리레스토랑도 한산했다.

한 패밀리레스토랑 관계자는 “지난해 비해 매출이 50%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23일에 5인 이상 식사 금지가 실시되고 나서 예약 취소문의도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동성로 지하상가도 시민의 발길이 뚝 끊겼고 소극장들은 문을 닫고 불이 꺼져있다.

동성로에 연인들이 실종(?)되자 데이트의 필수 코스인 영화관, 카페도 찬바람이 불었다.

롯데시네마 동성로점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치해 분위기를 내려 했지만 매표 대기자가 1명도 없을 정도로 고요했다.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할 카페 역시 한산했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을 때부터 손님이 줄었다”며 “오늘 0시부터 낮 12시까지 영화관을 찾은 손님은 60여 명”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크리스마스 숙박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주일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었던 동성로 일대 모텔은 24일 오후 4시 기준 예약이 가능했다.

한 모텔 관계자는 “남은 방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문의전화도 없다”며 “새해가 있지만 큰 기대하지 않는다. 올해는 대목이 없는 한 해로 끝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 24일 낮 12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한 영화관. 크리스마스 이브임에도 손님이 한 명도 없다.
▲ 24일 낮 12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한 영화관. 크리스마스 이브임에도 손님이 한 명도 없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양인철 기자 ya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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