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수가 전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정시모집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했고 일부 학교를 제외한 대다수 대학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수험생은 철저한 전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달라진 정시모집 변수와 전략 수립에 대해 알아보자.





◆응시자 감소…선발 인원은 증가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5만5천301명이 감소한 49만3천433명으로 집계됐다.

재학생은 전년 대비 4만7천351명이 감소한 34만6천673명이 지원했고 졸업생은 9천202명이 감소한 13만3천69명이 수능에 지원했다.

수능에서 강세를 나타내는 졸업생 수가 작년보다 감소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학생보다 졸업생이 수능 준비에 유리한 면이 있어 상위권 대학에서 졸업생이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수능에서 수험생 수 감소로 많은 변수가 있었던 현상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수능 응시 인원이 전년에 비해 4만5천여 명이 줄어드는 등 수험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입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수험생 수는 크게 감소한 반면 주요대 정시 선발 인원은 증가하면서 선발 인원 증가 폭이 작은 고려대, 서울시립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학의 경쟁률이 하락했다.

올해 수시모집 역시 수험생 감소로 고려대, 연세대를 제외한 주요대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했으며 정시모집에도 경쟁률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학 경쟁률·합격선 하락할 듯

올해는 매년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던 정시모집 비중이 확대됐다.

정시모집 전체 선발 인원은 7만9천90명에서 8만73명으로 983명 증가했고 전년도보다 0.3%포인트 증가한 23.0%를 정시에서 선발한다.

정시모집 확대는 상위권 대학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대학별로는 특히 이화여대, 연세대(서울), 인하대 등의 정시 확대 폭이 크다.

이화여대는 2020학년도보다 169명 증가한 1천132명을 선발해 정시 선발 비율이 5%포인트 이상 확대됐으며 아주대, 연세대(서울), 인하대 등 정시 비율도 3%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정시 확대가 두드러졌던 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도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증가한 주요 대학들을 포함해 대다수 대학에서 경쟁률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수험생 수의 감소 및 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 증가 현상이 맞물리면서 전년도 합격선보다 낮은 지원권에 속하는 수험생들의 지원이 가능해진다.

그에 따라 정시 합격선 역시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집중 현상 심화는 물론 상위권 주요대의 경쟁률 및 합격선 하락에 따른 수험생들의 연쇄 이동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의 경우 지역 거점 대학을 제외한 대다수 대학에서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수험생 감소, 정시모집 확대 등 인원 변화는 대학별 지원자의 연쇄 이동, 그에 따른 합격선의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본인의 지원권 대학뿐 아니라 상·하향 지원권 대학의 모집인원 변화 역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올해 정시 달라지는 점

올해 수능 정시 선발은 주요대 선발 인원이 확대되고 대학별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빅데이터 등 첨단학과와 계열 융합형 학과가 신설되는 경우가 많다.

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 면접 등이 도입돼 수험생은 유의해야 한다.

대학별 선발 방법과 수능 반영 방법 변화에 따라 입시 결과 달라져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올해는 건국대(서울), 숙명여대, 서울여대 등을 제외한 주요대 대부분이 정시모집 비중을 확대했다.

고려대(서울)는 올해 116명이 증가한 786명을 정시모집으로 선발한다.

동국대(서울) 역시 전년도 869명에서 올해는 957명으로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했으며 인하대는 735명에서 971명으로, 서울대는 전년도 702명에서 올해 769명으로 증가했다.

2020학년도에 정시 비중을 크게 늘렸던 연세대(서울)는 올해도 역시 1천136명에서 1천284명으로 150여 명가량 증가해 정시모집 확대 폭이 크다.

반면 숙명여대는 728명에서 714명으로 정시모집 인원이 감소했으며 건국대(서울)는 작년과 동일한 1천191명을 선발한다.

상위권 주요대의 경우 자연계열에서는 수학 가형, 과탐 응시자만 지원이 가능하도록 선택과목을 지정하는 대학이 대부분이지만 인문계열에서는 수학, 탐구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고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추세다.

올해는 단국대(죽전),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인문계열 수학 지정과목을 폐지하면서 수학 영역 선택과목을 나형에서 가·나형으로 변경했다.

대학 내부적으로도 변화가 있다.

AI, 반도체, 빅데이터 등 첨단학과와 계열 융합형 학과가 많은 대학에 신설됐다.

중앙대는 소프트웨어대학에 AI 학과를 신설해 가군에서 10명을 선발한다.

고려대는 주요대 가운데 신설학과가 가장 많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5명을 선발하며 융합에너지공학과 5명, 데이터과학과 5명, 스마트보안학부 10명을 선발한다.

그 밖에도 가톨릭대 인공지능학과, 서울시립대 인공지능학과, 인하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한양대(서울) 심리뇌과학과 등 AI, 빅데이터 관련 첨단학과를 신설한 대학이 많으므로 관심 있는 수험생들은 지원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중앙대 AI 학과의 논술 전형 경쟁률이 자연계열 학과 중 의학부, 소프트웨어학부, 화학신소재공학부 다음으로 높은 7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양대(서울) 심리뇌과학과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전형 경쟁률인 13.12대1을 웃도는 1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과학기술대 인공지능응용학과도 학생부 교과우수자 전형과 논술 전형에서 자연계열 상위 톱3 내 경쟁률을 보이는 등 많은 수험생의 관심이 이어졌다.

첨단학과 등 신설 모집 단위는 유망 분야의 학과들인 만큼 전망이 밝지만 신설 첫해에는 정확한 지원 가능 점수 등 사전 정보가 부족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취업이 보장된 학과는 우수한 수험생들의 지원으로 신설학과임에도 합격선은 비교적 높게 형성될 수 있어 모의 지원 경향 및 수시모집 경쟁률, 실시간 경쟁률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한 지원 결정이 뒤따라야 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면접·실기고사 등 대학별고사에 비대면 평가를 도입한 대학이 많다.

고려대(서울)는 정시모집에서도 의과대학, 간호대학에서 실시하는 적성‧인성면접을 화상면접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고려대 외에도 성균관대, 연세대(서울) 의예과 등 면접을 실시하는 학과에 지원을 고려한다면 대학별로 발표하는 면접 방법을 수시로 확인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변수 최종 점검

정시 지원을 위해서는 전형 요소 및 수능 반영 방법 등에 있어 자신의 강·약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반영 방법을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불리의 문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나에게만 유리한 지 아니면 다수의 많은 수험생에게 공통으로 유리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중하위권 대학은 수학과 탐구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 않아 영역별 응시 유형에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자연계열 학과의 경우에는 수학 가형이나 과학탐구 영역에 가산점이 부여되기도 하므로 가산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 판단해 지원해야 한다.

상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많은 인원이 수시모집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기 때문에 최종 정시모집 인원은 최초 발표 인원과 달라지며 최초 정시 전형계획에서는 모집인원을 선발하지 않았던 학과에서 정시모집 인원을 새롭게 선발하기도 한다.

대학별, 학과별로 수시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의 편차가 심하고 이월되는 인원에 따라 경쟁률 및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최종 모집인원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지원 전략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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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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