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라! 우리학교 운동부〈14·시즌1 끝〉경운중 야구부

▲ 곽동현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경운중학교 야구부는 3명의 코치와 43명의 선수가 함께 하고 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야구부 선수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곽동현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경운중학교 야구부는 3명의 코치와 43명의 선수가 함께 하고 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야구부 선수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최근 U-15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에서 참가해 22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한 대구 경운중학교 야구부.

5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경운중 야구부는 최약체팀이라는 오명을 벗고 내년부터 우승컵 수집에 도전한다.

강해진 야구부의 훈련방법과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 경운중 야구부는 모의경기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소속 투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 경운중 야구부는 모의경기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소속 투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팀 중심의 경기 운영

경운중 야구부는 곽동현 감독을 필두로 3명의 코치가 함께하고 있다.

코치직에는 선수들의 타격을 전담하고 있는 최지운 수석코치와 김만효 투수코치, 1학년을 맡고 있는 이윤찬 코치가 있다.

학생 선수는 총 43명으로 3학년 12명, 2학년 13명, 1학년 18명이다.

경운중 야구부는 선수 인원별 포지션이 잘 짜여 있다.

각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가 학년마다 모두 존재해 3학년부터 1학년까지 학년별로 팀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경운중 지도진은 야구부를 승부욕 있는 팀으로 소개했다.

중학생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열정과 ‘한번 해보자’는 마음가짐이 현재의 경운중 야구부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경운중은 열정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이타적인 경기 운영으로 팀을 위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지도진은 선수들에게 ‘나 하나만 수비를 잘하자’는 생각보다 ‘하나라도 막아서 팀에 보탬이 되자’는 팀 중심의 정신을 이식하고 있다.

경운중 야구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팀워크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이 서로 희생하고 한 발자국이라도 더 뛰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점차 학교 진학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포츠에도 개인주의가 심해지고 있는데 특히 야구라는 단체 운동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경운중 야구부에는 선수가 코치에게 직접 강의받는 개인 지도 시간도 마련돼 있다.

선수들은 팀 전체 훈련 과정을 끝내고 주 3회, 3~4시간에 걸쳐 타격이나 수비 자세에 대해 가르침을 받는다.

코치 한 명당 4명의 선수와 함께 한다.

특히 타격에서는 단체훈련 시간에 많은 선수로 인해 선수 개인당 공을 50개 정도밖에 칠 수 없지만 개인 지도를 활용한다면 300여 개는 연습할 수 있다는 게 지도진의 설명이다.



▲ 경운중 야구부 선수들은 단체훈련을 마친 이후 코치에게 개인 지도를 추가로 받으며 훈련하고 있다. 사진은 선수들이 개인 지도를 받고 있는 모습.
▲ 경운중 야구부 선수들은 단체훈련을 마친 이후 코치에게 개인 지도를 추가로 받으며 훈련하고 있다. 사진은 선수들이 개인 지도를 받고 있는 모습.


◆22년 만에 진출한 대회 결승

경운중은 올해 U-15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에서 준우승하는 성적을 거뒀다.

경운중에 이번 대회 성적은 유독 남다르다.

약 22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향후 강팀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경운중은 지난 11월 경기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U-15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에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1차전 부산 사직중(14-0)과 2차전 전남 화순중(7-0), 3차전 서울 청원중(10-3)을 차례로 격파하면서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신흥강호 경남 신월중을 만났지만 경운중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신월중을 3-1로 이기고 2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는 서울 상명중을 만나 7-5로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경운중은 1회부터 상대팀에 5점을 내주며 힘겨운 경기를 시작했다.

선수들이 근성을 발휘해 6회에 6-5로 점수 차를 줄였지만 끝내 추가점을 내주며 아쉽게 석패했다.

대회 일주일 전 개최된 소년체육대회 대비 평가대회에서 최약체팀으로 여겨졌으나 예상을 뒤집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달라진 경운중 야구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경운중 야구부는 1954년에 창단돼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꾸준한 성적으로 전통을 이어온 경운중의 첫 우승은 1999년이다.

그해 4월 제42회 문화관광부 장관기 야구대회에서 우승했고 그 주역에는 현재 경운중 야구부 곽동현 감독이 당시 포수로 활약했다.

이후 침체기를 겪다가 곽 감독이 감독직에 부임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부임하자마자 지난해 3월 제20회 삼성기 야구대회에서 준우승했고 지난 11월 U-15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운중에는 출신 야구 관련 졸업생 중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해왔다.

1990~2000년대 현대 유니콘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재박 전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 출신 양준혁, 안지만, 정인욱 등이 경운중을 모교로 뒀다.

이 밖에도 이범호, 이영욱, 임기영, 차일목, 박세웅, 박세진, 구천서, 김성래, 김진웅, 이상호, 이영수, 황동재, 이동훈, 황경태 등이 있다.

▲ 경운중은 지난 11월 경기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U-15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에 참가해 22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전에 진출했고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적을 거뒀다. 선수 및 지도진이 준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운중은 지난 11월 경기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U-15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에 참가해 22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전에 진출했고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적을 거뒀다. 선수 및 지도진이 준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재정 지원은 좋은 성적으로

경운중 야구부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학교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한해 5천여만 원의 교기 운영비를 통해 대회 참가, 물품 구매, 식단 등을 모두 충당한다.

학교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으로 야구부를 응원하고 있다.

50여 년 동안 사용해왔던 야구부 선수 숙소는 올해 3월 약 4억 원의 시교육청 예산을 통해 새롭게 완공됐다.

공간은 넓어지고 쾌적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내년에는 기존 훈련장에서 최신 시설을 갖춘 실내 훈련장을 새롭게 지을 예정이다.

실내 훈련장 건설에는 약 6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경운중 야구부는 현재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나가고 있다.

내년부터는 젊은 지도진과 선수들은 함께 대회 우승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할 예정이다.

경운중 박은행 교장은 “경운중 야구부 활성화를 위해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며 “학생 선수와 학부모, 지도진이 하나가 돼 소통하고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야구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운중 야구부 선수 명단

▲ 진현제
▲ 진현제
3학년 주장 진현제(유격수)

이유준·송재화·장현석·오경민(투수), 박동휘(포수), 김도운(2루수)·김세훈(3루수)·박만세(내야수), 강민우·박수범·안준상(외야수)

▲ 박관우
▲ 박관우
2학년 주장 박관우(투수)

황준석·김보성·이원겸·안상국·차대근(투수), 이재윤(포수), 하재원·박현승·조찬흠·조경빈(내야수), 김종민·배광균(외야수)

▲ 기현
▲ 기현
1학년 주장 기현(투수)

권혁주·서찬혁·이문현·이정원·이승윤·허성준·김유성(투수), 신지후·유성윤(포수), 권현규·김도현·김주한·이승빈·이찬우(내야수), 김민제·피창현·박준상(외야수)





◆감독 인터뷰



▲ 곽동현 감독
▲ 곽동현 감독
“감독으로서 선수를 자식처럼 생각하고 차별 없이 대해야만 좋은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운중 야구부를 맡고 있는 곽동현 감독은 2019년 3월 부임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경운중 야구부는 패배만 하는 최약체팀으로 평가받았다.

곽 감독은 “늘 경기만 하면 10점 차 콜드 게임으로 패하는 팀이었다. 선수들이 시합을 두려워했고 무조건 진다는 패배 의식에 젖어있었다”며 “초기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선수 정신력 개선에 주안점을 둬 차츰 좋아졌고 현재도 자신감을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곽 감독은 선수 성장에 있어 시기에 맞는 훈련 양과 질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학교 시절에 기본기 훈련을 통해 밑바탕을 만들고 고교 진학 후 커진 체격에 기술을 입혀야만 부상 없이 오랫동안 야구를 할 수 있다”며 “어릴 때 뛰어난 재능으로 훈련 및 경기에 혹사당하면 부상으로 기량은 떨어지고 반대로 훈련량이 적으면 성장할 수 없어 그 시기와 양을 잘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선수 훈련 방식은 수많은 자제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곽 감독만의 경험이다.

그 예로 곽 감독은 고등학생이었던 최채흥(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을 언급했다.

곽 감독은 “당시 최채흥은 투구 자세가 좋았고 기본기도 잘 갖춰진 선수였지만 당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늘 밤늦게까지 훈련장에서 노력해 스스로 얻는 결과”라며 “고3이 되면서 뒤늦게 신체가 성장했고 전반적으로 힘이 붙어 공을 잘 던지기 시작했다. 한양대 진학 후에도 이름을 날렸고 삼성 구단에 입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기량이 언제 올라오느냐는 개인별 시기적인 차이가 있고 그 기량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 기본을 차곡차곡 쌓아두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곽 감독은 “부상 없이 좋은 마음가짐과 열정으로 경기장에서 오랫동안 뛸 수 있는 선수들을 양성하고 싶다”며 “앞으로 경운중이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알아주는 명문 야구학교로 거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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