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 도시 오명 속에서도 시민 정신 발휘해 위기 극복 ||드라이브 스루, 생활치료



올 한해 대구는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을 맺고 있다.

송구영신의 길목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아픈 시간을 되돌아보며 희망의 불씨를 지폈으면 한다.







▲ 2월25일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외출을 자제했다. 사진은 당시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차량 통행이 끊겨 텅 빈 모습. 대구일보DB
▲ 2월25일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외출을 자제했다. 사진은 당시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차량 통행이 끊겨 텅 빈 모습. 대구일보DB
◆악몽의 시작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는 2월18일 발생했다.

국내 31번 확진자이자 신천지 신도이던 A씨는 2월8일 첫 증상을 보였고 이틀 뒤인 10일 발열 증상을 보였다. 이후 17일 수성구보건소를 방문했고 18일 대구의료원 음압병동에 격리, 확진 판정을 받았다.

31번 환자에게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은 걷잡을 수 없었다.

2월19일 10명, 20일 23명, 21일 50명, 22일 70명의 확진자가 나오더니 23일에는 처음으로 세 자릿수(148명)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2월28일 하루 동안만 741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19일 만에 누적 확진자 5천 명, 3월15일 6천 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는 ‘대구시민 정신’이었다.

대구시민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면서 외출을 자제했다. 코로나19 예방에 필수인 마스크도 자발적으로 착용했다. ‘대구봉쇄’라는 말이 나오는 와중에도 사재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첫 확진자 발생 52일 만에 추가 확진자 0명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이후 다섯 달간 하루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에 머무는 안정을 찾았다.

▲ 대구에서 처음 출발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 대구일보DB
▲ 대구에서 처음 출발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 대구일보DB
◆대구 시민정신이 방역 교본

대구시민정신과 함께 대구시, 지역 의료계의 코로나19 방역대책은 교본이 됐다.

대구에서 처음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대구에서 처음 도입 ‘생활치료센터’ 운영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던 급박한 상황에서 병상 부족을 해결했고 고위험군 전수조사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감염을 차단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코로나 도시’라는 오명과 ‘대구 봉쇄’라는 시련을 꿋꿋하게 이겨낸 시민정신이 있었다.

시민을 위한 각종 행사, 공연이 모두 취소되고 도시는 활력을 잃어갔지만 대구시민은 좌절하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발휘되는 대구 특유의 시민 정신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이제는 K-방역을 넘어 대구만의 D(Daegu)-방역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바탕이기도 하다.



▲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부지 결정 시한을 하루 남겨둔 7월30일, (왼쪽부터)권영진 대구시장, 김영만 군위군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극적인 협의를 이룬 뒤 만세를 하고 있다. 대구일보DB
▲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부지 결정 시한을 하루 남겨둔 7월30일, (왼쪽부터)권영진 대구시장, 김영만 군위군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극적인 협의를 이룬 뒤 만세를 하고 있다. 대구일보DB
◆코로나 위기 속 성과

대구시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방역 성공과 대구 미래 발전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8월28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부지를 최종 확정하면서 대구·경북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했다. 9월에는 공항 시설의 배치 등 공항 밑그림을 그릴 용역이 발주됐고, 공황과 연계한 지역별 발전 청사진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올 한해 마무리를 앞둔 지난 29일에는 대구 엑스코선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하면서 사업추진이 확정됐다.

대구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1순위이었던 엑스코선은 2018년 7월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은 후 2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코로나19 대위기에서 대구를 지킨 것은 위대한 시민”이라며 “내년은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한 지 40주년을 맞는 해다.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미래 100년을 열어갈 웅대한 발걸음을 위대한 시민들과 내딛겠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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