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등이 1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등이 1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일 ‘북한 원전건설 추진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공식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완강하게 반대했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2월 임시국회 개회를 앞두고 가진 박병석 국회의장과의 회동에서 북한 원전건설 추진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제안하자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관련 부처에서 충분히 해명했다고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삭제된 파일이 복구되니 북한 원전 건설 문제가 드러났다”며 “서로 정치 공방만 할 게 아니라 국회가 국정조사를 해서 명백히 밝히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과 야당은 판문점 회담 이후 문건이 작성됐고, 심야에 급히 들어가 (문건을) 지운 사정이나 배경에 비춰 국민 동의 없이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며 “청와대나 여당은 사실무근이라고 하지만 사실무근이라는 이야기만으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원전 관련 건은 청와대와 관련 부처인 산업부, 통일부에서 매우 자세히 국민께 다 설명했기 때문에 팩트로써 다 규명됐다고 생각한다”며 “상식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추진할 수 없었던 사업을 이 시점에서 왜 야당이 문제 삼을까를 생각해보면 아쉽게도 ‘큰 선거가 다가왔구나’ 라는 판단이 든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연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정부가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고 주장한 국민의힘과 ‘이적행위’ 발언을 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우회적으로 김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의 정치공세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생 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북한과 과도하게 연결 짓는 야권의 정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구시대적 유물’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야당의 공세를 ‘색깔론’으로 규정하며 역공에 나선 것으로 보여 향후 여야 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선을 넘은 정치공세이자 색깔론”이라며 “국민들을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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