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준
▲ 김동준
김동준

영남이공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와인이 대중화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와인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와인의 맛은 보통 5가지로 파악하는데, 드라이(달지 않음)의 정도, 탄닌감(텁텁함), 바디감(밀도), 산미(신 맛), 전체적인 구조감과 밸런스(균형과 풍미)의 평가이다. 여운은 와인을 마신 후에도 남아있는 아련함 같은 것이다.

어떤 와인의 시음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프랑스 와인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가장 전통적인 나라의 대표 지역에서 생산되는 레드 와인부터 출발을 하는 것이다. 프랑스 보르도는 카베네 쇼비뇽, 멜롯, 카베네 프랑 등의 포도를 블랜딩해 와인을 만드는데 보통 드라이하고 바디감이 있으며 다양한 부케가 특징이다. 부르고뉴는 피노누아 포도가 유명하고, 섬세하면서 극치의 향기로운 느낌을 준다.

다음으로 샤블리 지역의 화이트 와인을 마셔본다. 청포도의 기본인 샤도네이의 든든함과 바닐라 향을 체크한다. 남부 소테른 지역의 귀부(noble rot) 와인은 꼭 경험을 해 보자. 세미용 포도가 썩어서 만들어진 꿀보다 더 달콤한 와인이다. 상파뉴 지역의 샴페인은 스파클링 중에서 힘찬 기포의 힘을 보기위해 마셔보자.

이탈리아는 피에몬테의 네비올로 포도를 먼저 알아야 한다. 바를로 마을이 유명하고 블랙체리, 타닌의 힘을 느끼는 시음이 필요하다. 약간 부드러운 맛을 원한다면 바르바레스코 마을의 와인을 선택하면 분명히 만족을 할 것이다. 토스카나 지역은 끼안티 마을이 유명하고, 대표적 포도인 산지오베제의 와인을 마셔야 한다.

스페인은 리오하 지역의 템프라니요 포도가 대표적이고, 붉은 과일과 가죽 냄새를 시음해 본다. 독일의 대표적인 포도는 리즐링으로 은근하고 풍부한 꽃 향기를 마셔본다. 아르헨티나는 말백 포도를 경험해야 하는데, 검은 과일과 자두의 강한 맛이 특징이다. 포르투칼은 강화(fortified) 와인이 대표적이고, 브랜디를 섞어 당도를 유지하면서 알콜 도수가 높은 와인이다.

칠레는 까르미네르 포도가 가장 대표적이니 시음의 출발로 마셔보도록 한다. 클래식하고 스모키한 향을 마음껏 느껴보자. 미국은 우선 진판델 포도부터 시음을 해보자. 다른 나라와 중복되지 않는 차별적인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쉬라즈 포도가 유명한데, 그 맛은 스파이시하고 미디엄 정도의 밀도감이 가볍게 나타난다. 뉴질랜드는 역시 쇼비뇽 블랑이 우선이다. 생소하지만 남아공의 대표적인 피노타지 포도는 과일의 풍미와 신비한 향신료가 깊게 다가온다.

와인의 이름만을 외워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와 포도를 중심으로 시음을 즐긴다면 이미 와인은 가까이 하기에 너무 쉬운 당신이 돼 있을 것이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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