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례 문화 지침서, 차례상에 술과 차 한 잔, 과일 한 쟁반 올려||안동 퇴계 이황 종가도

▲ 안동 도산서원 퇴계 이황 종가가 공개한 검소한 설 차례상의 모습.
▲ 안동 도산서원 퇴계 이황 종가가 공개한 검소한 설 차례상의 모습.




한국국학진흥원이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올해 설에는 과감한 개선으로 차례상 원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2일 권고했다.



진흥원은 제례 문화 지침서인 ‘주자가례’에는 설날은 새로운 해가 밝았음을 조상에게 알리기 위해 간단한 음식을 차려두고 인사를 드리는 일종의 의식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설날과 추석에는 제사를 지낸다고 하지 않고 차례를 올린다고 한다.

주자가례에 따르면 설 차례상에 술 한 잔, 차 한 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며 축문도 읽지 않는다.

이와 함께 국학진흥원이 2017년부터 제례문화 현대화 사업에 나서며 예서와 종가, 일반 가정 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을 조사한 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의 설 차례상 역시 주자가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안동 퇴계 이황 종가는 술과 떡국, 포,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의 5가지 음식을 차린다.

과일 쟁반에는 대추 3개와 밤 5개, 배 1개, 감 1개, 사과 1개, 귤 1개를 담았다.

주자가례와 비교하면 차를 생략했고 대신에 떡국과 전, 북어포를 추가했다.

반면 일반 가정의 차례상에는 평균 25∼30가지 음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은 종류별로 별도 제기에 각각 담았고 어류, 육류, 삼색 채소, 각종 유과 등을 추가했다.

진흥원은 명절과 기일에 지내는 차례와 제례는 조상을 기억하기 위한 문화 관습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기간 지속한 전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라와 종교에 따라 조상을 기억하는 방식이 다른 만큼, 과도한 차례 상차림으로 여러 문제가 일어난다면 이를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원래 간소하게 장만하던 차례 음식이 경제 여유가 생기고 유통구조가 발달함에 따라 점차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주자가례와 종가에서 하는 것처럼 술과 떡국, 과일 한 쟁반을 기본으로 차리되 나머지는 형편에 따라 약간씩 추가해도 예법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wook909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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