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과잉시대…비만은 무서운 질병

발행일 2021-02-22 19:12:4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건강관리협회 전경.


비만을 미용 상의 문제나 다른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 정도로 단순하게 인식해 왔다. 그러나 비만 환자와 비만 관련 질병이 급격히 늘어나고 이로 인한 의료비용의 지출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비만을 독립된 질병으로 취급하는 추세다.

국내에도 비만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의 주요 원인은 우리가 칼로리 과잉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풍족한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은 약 30년 전부터다.

이전까지는 계속해서 영양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에 우리의 한정된 몸 안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이 필요했다.

따라서 우리 몸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지방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식에서 생존을 위해 지방을 아끼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몸은 단시간 내에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칼로리 과잉 시대에 살아가는 요즘에는 비만이라는 새로운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마른비만 가늠하는 허리둘레

비만이라고 하면 보통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지방이 정상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를 비만이라고 한다.

따라서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더라도 비만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은 지방이 정상보다 많이 축적된 상태이므로 체내 지방량을 측정하는 것이 비만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 지방량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체질량 지수와 허리둘레 측정을 통해서 진단한다.

체질량 지수는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인 경우에 비만으로 판단한다.

다만 체질량 지수로 측정하면 운동선수 등 근육량이 많은 이들은 체지방이 많지 않더라도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체질량 지수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허리둘레 측정이다.

우리 몸에 축적된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구분한다.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비만 관련 질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흔히 ‘마른 비만’이라고 얘기하는 ‘말라도 배만 볼록 나온 사람’은 내장지방이 많은 상태일 수 있다.

내장지방의 과다 여부는 허리둘레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허리둘레는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줄자를 이용해 측정한다.

측정 위치는 갈비뼈 가장 아래 위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의 중간 부위로 정한다.

줄자가 연부조직에 압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느슨하게 해 0.1㎝까지 측정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 남자는 90㎝ 이상, 여자의 경우 85㎝ 이상일 때 내장지방이 많은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저탄고지 식단’이 비만을 유발?

비만은 일차성 비만과 이차성 비만으로 나눈다.

일차성 비만은 에너지 섭취량이 에너지 소모량보다 많은 상태에서 체지방이 증가해 발생한다.

이차성 비만의 원인은 유전과 내분비 질환, 약제 등이다.

비만의 90% 이상은 칼로리 과잉과 연관된 일차성 비만이다.

일차성 비만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상호 작용해 생긴다.

부모 모두가 비만할 경우 80%, 부모 한 명이 비만이면 40%, 부모 모두가 비만이 아니라면 자녀의 7%에서 비만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비만 환자의 2/3는 어렸을 때는 비만하지 않았는데 성인이 돼 비만해진 것으로 알려진 만큼 유전적인 요인보다 환경적 측면이 비만에 더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적 요인 중 첫 번째 원인은 과식을 포함한 잘못된 식사종류와 습관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탄고지 식사’ 등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탄고지 식사의 경우 초기에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서 체중감소 효과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방 함유량이 많은 음식의 잦은 섭취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 ‘흑당’ 열풍이 분 적이 있다.

흑당 역시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설탕과 같은 단순당이어서 과도한 섭취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단순당을 많이 포함한 음료, 과자, 음식 등을 섭취하면 곡물 등의 다당류의 탄수화물보다 빠르게 몸에 흡수되면서 지방 축적의 원인이 된다.

특히 당분 섭취는 중독성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당분을 더 많이 섭취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에는 당분 섭취가 소아 청소년 비만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망위험 높이는 비만

비만은 비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2형 당뇨병, 이상 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담낭질환,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이 대표적인 비만 관련 질병이다.

또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통풍, 골관절염, 월경이상, 대장암, 유방암 등도 비만이 원인으로 관여한다.

비만은 사망의 위험을 20% 증가시킨다.

체질량 지수 및 허리둘레가 증가할수록 사망률의 위험이 커진다.

식사조절, 운동 및 행동조절 등을 함께 하는 것이 비만의 치료 및 예방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물치료나 수술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생활습관의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식사치료의 경우 에너지 섭취량을 줄이면서 필수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며, 목표 체중으로의 감량을 목표로 한다.

운동의 체중감량 효과는 다른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비만 관련 질환의 유병률을 줄이고 건강과 관련된 많은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한다.

운동은 매주 3회 이상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고강도 운동을 매주 200분 이상, 2천500㎈ 이상을 소비하는 유산소와 저항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비만의 식사치료나 운동 등의 비약물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므로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보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도움말=한양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많이 본 대구뉴스

많이 본 경북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