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이헌승 소위원장과 위원들이 부산 가덕도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대구통합신공항,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안 등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이헌승 소위원장과 위원들이 부산 가덕도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대구통합신공항,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안 등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TK신공항특별법)의 국회 상임위위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TK(대구·경북) 정치권의 무기력에 대해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여당과 정부의 가덕도 신공항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에 침묵으로 일관하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복안인 TK신공항특별법마저 저지되면서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9일 TK신공항특별법은 놔둔채 가덕도신공항건설특별법(가덕도특별법)만 통과시켰다.

이날 TK신공항특별법은 11시간가량 이어진 법안소위 시간 중 단 30분가량만 심사 대상에 올랐다. ‘추후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전체회의에도 넘어가지 못했다.

반면 가덕도특별법은 이날 밤 전체회의에 상정돼 재석 23인 중 찬성 21인, 반대 1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됐다.

이처럼 가덕도특별법만 통과되면서 대구통합신공항이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을 향해 과감하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지역 의원은 없었다.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이 대구통합신공항의 체계적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 마련을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냈을 뿐이다.

지역민들을 향한 사과의 목소리도 나오지 않으면서 지역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지마저 없어 보인다.

TK 의원들의 이같은 안일한 대응과 무기력함은 정부의 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 방침 이후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중앙당 눈치를 보느라 분명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4차례의 회의를 거쳤음에도 단합이 되지 않아 별다른 대응책도 내놓지 못했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자 대구통합신공항도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TK신공항특별법’과 가덕도특별법의 병합 심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의견이 갈렸다.

특히 법안을 책임지고 역할을 수행해야 할 국토위 소속 지역 의원들의 이견도 갈리면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송언석 의원(김천)은 특별법에 찬성 입장을 나타낸 반면 김상훈 의원은 특별법 제정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김희국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은 특별법에 반대하며 단독 행동을 펼쳤다.

지역 발전을 위해 결집하지 못하고 모래알처럼 흩어진 TK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강주열 대구경북 하늘길 살리기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TK는 말 그대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이렇게 되면 대구통합신공항은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도대체 지역 국회의원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이냐.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TK 시·도민들도 다음 선거에서 묻지마 지지가 아닌 표로 본때를 보여줘 지역 의원들이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고 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부산은 여야가 힘을 합쳐 가덕도특별법을 통과 시키는데 TK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아무도 TK신공항특별법 통과에 앞장서지도 않고, 뭉치지도 못했다”며 “답답하고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원래 작년 9월 가덕도특별법 발의를 미리 예상하고 동시 처리를 하기 위해 TK신공항특별법을 미리 발의 할 때도 도와주는 TK 의원들이 극소수였다”며 “시·도민들이 몰표로 당선시켜준 국민의힘 TK의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