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의원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저지때는 힘 못 쓰고, 치적 알리기는 힘 팍팍 쓰네

발행일 2021-03-01 16:16:5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민심 수습은커녕 교육부 특별교부금 확보 홍보만 급급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대안)’이 재석 229인 찬성 181인, 반대 33인, 기권 15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저지에 무기력함을 보여준 대구·경북(TK) 의원들이 교육부 특별교부금 확보 치적을 알리는 데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눈총을 받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TK신공항특별법)이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해 들끓고 있는 민심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TK신공항특별법이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한 반면 가덕도특별법은 다음날인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TK 의원들은 사분오열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유약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눈치 보기에 급급해 정부와 여당을 향해 과감하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지도 못한 것은 물론 응집이 되지 않아 제대로 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달 26일 가덕도 특별법 처리과정에서도 각자도생식 모래알 행보를 택했다

모두 반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반대 의견을 낸 의원은 25명 중 17명뿐이었다.

다양한 이유로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김정재(포항북)·김승수(대구 북구갑)·송언석(김천)·김상훈(대구 서구)·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은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김형동 의원(안동·예천)은 아예 기권했다.

TK 의원들의 이 같은 행보에 민심은 들끊고 있지만 의원들은 민심 수습은커녕 자신의 치적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지역구 현안 사업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따냈다는 게 주요 치적이다.

교육부 특별교부금은 중앙정부가 학교현장에 특별한 교육현안이 생겼을 때 이를 지원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매겨 교육부에 신청해 교부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구 현안 해결을 위해 특별교부금을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뿌리며 치적 홍보에 급급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은 남구 대봉초등학교 교사동 노후시설 개선 등 대구에 사용될 교육부 교부금 총 41억7천400만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고, 김정재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포항 장성고등학교 노후 시설개선을 위한 10억1천100만 원을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과 구자근 의원(구미갑)도 각각 10억6천800만 원, 18억7천만 원을 확보했다고 자랑했다.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도 9억4천800만 원,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을)도 23억7천300만 원,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도 14억2천900만 원을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저지와 TK신공항특별법 무산으로 지역 의원들이 시·도민 대표로서의 자리를 완전히 상실했다는 게 지역 민심”이라며 “이런 와중에 민심 달래기 위한 노력보다 자신의 치적 홍보에 열중하는 것은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지역 의원들이 치적 홍보 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