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지산동고분군(사적 제79호)이 포함된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경북도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신청서가 심사 첫 단계인 세계유산센터의 ‘완성도 검토’를 통과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완성도 검토는 세계유산센터에서 등재신청서가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1차 절차다.

세계유산 등재 심사는 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자문기구(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심사, 현장 실사, 두 차례 종합토론 심사 등을 거치게 된다. 오는 9월부터는 유네스코의 현장 실사 등 본격 심사가 이뤄진다. 최종 등재 여부는 내년 7월 제46차 세계유산협의회에서 결정된다.

문화재청이 지난 1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가야고분군은 1~6세기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의 7개 고분군이다. 고령 지산동을 비롯해 경남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합천 옥전, 고성 송학동, 창녕 교동·송현동, 전북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등이다.

세계유산은 미래 세대에 전달할 만한 인류 보편적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지정한다. 1972년 채택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 협약'(세계유산협약)에 근거한다. 특정 소재지와 관계없이 인류 모두를 위해 발굴 및 보호·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가 대상이다.

가야 고분군 중 특히 경북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은 5~6세기 가야 북부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한 대가야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총 704기의 고분이 산재해 있다. 당시 가야연맹의 중심 세력으로서 대가야의 위상과 함께 가야의 최전성기를 보여주는 유적이다.

지산동 고분들은 대부분 산 정상 능선을 따라 축조됐다. 이는 높은 곳이 하늘과 맞닿은 신성한 장소라는 가야인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점이기도 하다. 당시 순장 풍습을 확인할 수 있는 무덤이 많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또 가야시대 금관인 리움박물관 소장 금관(국보138호)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가야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 세계적 명소가 돼 지역 관광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야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문화재청, 지자체, 학계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반드시 최종 등재를 성사시켜야 한다.

가야고분군이 등재되면 2019년 서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15번째, 경북에서는 6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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