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치기한 또 다른 아이 찾는데 수사력 집중

▲ 구미의 한 원룸에서 홀로 방치돼 숨진 3살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구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구미의 한 원룸에서 홀로 방치돼 숨진 3살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구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실체가 갈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친모 석모(48)씨의 범행 내용을 밝히기 위해 지난 8일부터 투입된 프로파일러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친부로 지목된 남성들을 대상으로 DNA 검사를 실시했지만 이 역시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건 친모인 석씨가 바꿔치기한 또 다른 아이의 행방이다.

하지만 석씨는 ‘자신은 딸을 낳은 적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구미의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로 숨진 3세 여아가 발견된 건 지난달 10일. 경찰은 당초 이 사건을 석씨의 친딸 김모(22)씨가 자신의 아이를 방치해 굶어 숨지게 한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건 DNA 검사에서 김씨가 아닌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가 친모로 밝혀지면서부터다.

경찰은 석씨가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자신의 딸과 손녀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측했다. 석씨는 김씨가 출산한 2018년 3월8일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자신의 딸을 출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구속된 뒤에도 자신의 딸이 바뀐 사실을 몰랐다.

문제는 손녀의 행방이다. 하지만 석씨가 바꿔치기한 또 다른 아이의 행방 뿐 아니라 출산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범행이 출산 직후 벌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범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출산 기록이 없는 석씨가 집에서 아이를 낳았다면 이를 도운 산파가 있었다는 가정도 나온다.

경찰이 석씨 주변인을 대상으로 친부와 산파 등 조력자의 행방을 찾는데 힘을 쏟는 것도 결국 또 다른 아이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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