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박영선-오세훈 양자대결로 압축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 단일후보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야권 단일 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게 됐다. 연합뉴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 단일후보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야권 단일 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게 됐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 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꺾고 23일 선출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보선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오 후보의 기호 1·2번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오 후보는 이날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후보 수락 기자회견을 열고 “무능하고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 어제까지 어디 있었는가는 깨끗이 잊기로 하자”며 “단일화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시민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고 밝혔다.

오, 안 후보의 여론조사 득표율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박빙’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 후보가 안 후보에 낙승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적합도와 경쟁력을 800명씩 물어 합쳤는데 모든 문항에서 오 후보가 앞서 지지율 격차는 4%포인트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민의힘이 오 후보를 앞세워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내년 대선 국면에서 야권 결집 가속화 및 ‘반문(반문재인) 연대’ 구심력은 국민의힘 중심으로 강해질 전망이다.

오 후보는 여권을 겨냥해 “저들은 조직선거, 흑색선전 선거, 인기영합주의 선거의 삼각파도를 세차게 몰아오고 있다”며 “그 역사를 거스르는 파도를 반드시 넘어 물거품으로 만들어내고야 말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힘은 오 후보의 단일후보 선출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낸 동시에 야권 재편 국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야권의 중심에서 지지층과 여당에 부정적인 여론을 규합하는 역할에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어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누이 강조했지만 제1야당의 오세훈 후보가 그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후보로 단일화 된다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상식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에는 “선거 승리를 이끌고 난 다음에 야권 전반적인 개편 중에서 국민의힘이 중심이 될 때 국민의당이 어떤 행동을 할 건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2기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거론된다는 질문에 대해선 “내가 결심할 사안이니까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선 준비 국면에서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아마 제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한편 패배한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 제의’를 두고 “서로 합의한 바 있다. 오 후보께서 제게 요청해 주시면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될 것이다”며 오 후보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합당 의사가 유효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집중을 해야 한다”면서 “그 다음은 대선을 위해 범야권 대통합을 해야 된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의 선출 소식을 들은 박 후보는 이날 “이제 구도는 확실해졌다. 서울의 미래 박영선 시장이냐,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의 구도”, “MB와 똑 닮은 후보가 상대로 결정돼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보궐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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