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수호의 날(3월26일) 맞아 연평해전 참전용사 ‘손’ 그림 눈길

발행일 2021-03-25 16:26:4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김기환 화가가 연평해전 때 손가락 절단된 참전용사의 손 그려

권기형 상병이 다친 왼손을 가로 60㎝, 세로 73㎝ 크기로 묘사



2002년 벌어진 제2연평해전에 참전해 왼쪽 손을 다친 권기형(당시 상병)씨.
“제2연평해전 부상으로 남아있는 권기형씨 손의 상흔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짙어 지지만, 우리 기억 속 그의 상처는 점점 옅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붓을 들었습니다.”

서해수호의 날(3월26일)을 하루 앞둔 25일 칠곡군청에 특별한 그림이 전달됐다.

그림은 칠곡군 가산면에서 갤러리 쿤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기환(52) 서양화가의 작품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이다.

작품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부상을 당한 권기형(39) 상병의 왼손을 그린 가로 60㎝, 세로 73㎝ 크기의 유화이다.

김 작가는 지난해 6월 칠곡군이 호국영웅 8인을 초청해 호국영웅 배지를 달아주고 지역 청소년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 ‘대한민국을 지킨 8인의 영웅’ 행사에서 권씨의 손에 대한 사연을 처음으로 들었다.

권씨는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함정의 기관 포탄에 왼손 손가락이 통째로 날아갔지만, 개머리판을 겨드랑이에 지지해 탄창 4개를 한 손으로 교환하면서 응사했다.

자신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그는 다른 부상 동료들을 챙기며 끝까지 전투에 임했다.

총탄으로 으스러진 손마디의 뼈는 골반 뼈로 이식하고, 손목의 살로 복원했지만 손가락은 아직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지금도 진통제가 없으면 통증으로 잠을 자기 힘든 상황이다.

김 작가는 칠곡군을 통해 권씨의 손 사진을 구한 후 한 달간 그림을 그렸다.

이유는 잊혀 가는 상처의 의미를 알리고 위로와 용기를 보내기 위해서다.

김 작가는 “그날의 아픔이 느껴져 그림을 그리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며 “앞으로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는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완성한 김 작가는 전시 후, 권 씨에게 전달해 달라며 칠곡군에 기탁했다.

자신의 손 그림을 접한 권 씨도 감동의 눈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권씨는 “제 손의 상처는 대한민국과 전우를 위한 영광의 상처”라며 “마음의 상처까지도 잘 표현해 주신 김 작가에게 감사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호국의 도시라는 명성답게 백선기 군수님부터 주민들까지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칠곡으로 이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대한민국을 위한 희생은 절대로 잊어서도, 잊혀서도 안 된다”며 “이번 작품 전시를 호국의 의미를 다지는 계기로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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