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 30살 청년여성 처음으로 여행 떠나는 이야기||‘나랑 아니면’, 코로나 시대에

▲ 감정원 감독의 장편 독립영화 ‘희수’ 스틸 컷
▲ 감정원 감독의 장편 독립영화 ‘희수’ 스틸 컷
대구 독립영화의 저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대구에서 제작된 장편 독립영화 ‘희수’(감독 감정원)와 단편영화 ‘나랑 아니면’(박재현 감독) 두 편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과 한국단편경쟁부문에 나란히 진출하는 쾌거를 안았다.

고현석 감독의 ‘물 속에서 숨 쉬는 법’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이 됐다.

이어 김용삼 감독의 ‘혜영’, 유지영 감독의 ‘수성못’, 박문칠 감독의 ‘파란나비효과’, 최창환 감독의 ‘내가 사는 세상’ 등은 전주국제영화제에 진출하는 등 꾸준히 대구 독립영화가 국제 영화제에 진출하고 있다.

▲ 박재현 감독의 나랑 아니면 스틸 컷
▲ 박재현 감독의 나랑 아니면 스틸 컷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부터 시작된 영화제로, 우수한 작품과 함께 재능 있고 혁신적인 감독을 발굴하고 소개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편영화에서 ‘희수’가 한국경쟁부문 10개 작품 중 하나에, 단편영화에서 ‘나랑 아니면’이 한국단편경쟁부문 25개 작품 중에서 선정됐다.

영화 ‘희수’는 대구 서구 비산동 염색공단에서 일하는 30살 청년여성이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여행지는 도시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하며, 여행지에서 주인공의 현재 삶에 대해 돌아보는 순간을 담고 있다.

영화 ‘나랑 아니면’은 코로나 시대에 놓인 노년 부부의 일상을 다룬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익숙한 공간들이 이야기를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경쟁부문 심사평을 통해 ‘희수는 사회 문제를 표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산업재해를 커다란 배경으로 놓고 전개되는 영화다’며 ‘노동자로서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한 여성의 파리한 흔적을 좇는 이 영화는 극단적으로 간결한 표현을 통해 지나칠 수 없는 성취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단편경쟁부문 심사평에서는 ‘올해의 경향 중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소통의 문제를 고민하는 작품이 많았다. 같은 문제를 겪은 가족, 사회 구성원, 연인 사이에도 이해가 아니라 벽이 있음을, 그리고 그 벽을 넘기 위해 이해를 도모하는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두 작품은 각각 대구시와 달서문화재단의 제작지원으로 완성돼 그 의미와 성과가 남다르다.

‘희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자체와 예산 매칭을 통해 지역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지역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대구시로부터 2천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완성됐다.

‘나랑 아니면’은 대구다양성영화제작지원사업과 코로나 피해를 입은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달서문화재단의 ‘예술인(人) 희망인(in) 달서 시네마 프로젝트’ 선정돼 500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았다.

감정원 감독은 “희수가 전주국제영화제에 진출함으로써 대구 독립영화의 저력을 다시 보여주는 거 같아 기쁘다”며 “올해는 전주국제영화제에 이어 타 영화제에서 상영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재현 감독은 “코로나로 지역의 영화 창작자들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대구시와 달서문화재단 지원 사업으로 영화를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이러한 제작 지원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다음달 29일부터 5월8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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