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미세먼지로 잿빛 도시된 대구…최악의 중국발 황사

오전 10시 기준 대구 미세먼지 평균 농도 1천115㎍/㎥
도심 곳곳 시민 발길 뚝 끊겨…야외 음식점 등 ‘울상’

29일 오전 8시를 기해 대구지역에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중구 신천둔치 산책로가 텅 비어 있다.
올해 들어 최악의 중국발 황사로 대구가 잿빛으로 뒤덮혔다.

29일 오전 8시를 기해 대구에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했고 지역 곳곳은 텅 빈 듯 을씨년스러웠다. 오전 10시 기준 대구지역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천115㎍/㎥로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151㎍/㎥ 이상)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날 오후 1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범경기가 미세먼지 악화로 취소됐다.

앞산 등산로에는 시민의 발길이 뚝 끊겼다. 남구청의 살수차만 바쁘게 움직였다.

앞산에서 만난 황모(57·여)씨는 “벚꽃이 펴서 지인과 구경하려고 산책 나왔는데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끔해 차로 돌아가는 중”이라며 “마스크를 써도 모래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의 주요 산책로로 손꼽히는 신천둔치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점심 이후 산책 나온 시민들로 북적여야 할 산책로는 썰렁했다. 황사에도 운동을 하는 일부 시민은 마스크에 손을 올려 미세먼지가 마스크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행동을 보였다.

야외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시민도 없었다.

매일 신천둔치에 운동하러 나온다는 박모(66)씨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1시간30분가량 운동하는 데 오늘은 30분만 하고 집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구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동구 동촌유원지도 한적한 분위기였다. 주말 내내 벚꽃을 만끽하려는 상춘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던 곳이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바둑을 즐기는 어르신들로 붐비던 아양기찻길 굴다리 밑도 이날은 조용했다. 인근 상인들은 며칠 되지도 않는 벚꽃특수를 황사가 막아섰다며 탄식했다.

동촌유원지 내 한 음식점 사장은 “어제(28일)만 해도 몰려드는 손님들로 정신이 없었는데 꿈만 같다. 이번 주 내로 벚꽃이 떨어질 것 같은데 가슴이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야외 노동자들은 코로나19에 황사까지 더해 시름이 깊어졌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업주도 얼굴에 그늘이 가득했다.

성서산업단지에서 패널 생산을 하는 구모(38)씨는 “하루 8시간 가까이를 밖에서 노동하고 있는데 마스크에 이어 황사로 안구보호대까지 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기청정기를 판매하는 전자제품 대리점은 물품 구매 및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한 전자제품 대리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의 경우 한 주에 3~4개 정도 판매되는데 오늘만 3개가 팔렸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대구·경북은 대체로 맑지만 짙은 황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낮 최고기온은 20℃ 내외의 분포를 보이겠다.

미세먼지는 전날 유입된 황사가 잔류하고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축적돼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안동 5℃, 경주 6℃, 대구 8℃, 포항 10℃ 등 0~10℃. 낮 최고기온은 안동·포항 19℃, 대구·경주 21℃ 등 16~22℃를 기록하겠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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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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