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17대 해당 28억여 원 국·시비 예산 확보||시기와 세부 내용은 감차위원회 진행

▲ 대구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는 모습.
▲ 대구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는 모습.


대구시가 지역 택시 과잉 공급과 업계 경영난 해소를 위해 택시 감차 규모를 대폭 늘렸다.

3월31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택시 감차 보상금으로 217대에 해당하는 28억여 원의 국·시비를 확보했다.

올해 감차 목표로 책정된 217대는 최근 3년간 가장 큰 규모다. 2019년(163대)과 지난해(160대)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택시업계의 끝없는 불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5천856명이던 법인택시 기사 수는 이달 들어 4천270명까지 떨어졌다. 1년여 만에 전체의 30%에 가까운 기사가 업계를 떠난 것이다.

1천586대의 주인 없는 법인택시가 관리비 먹는 하마로 전락한 채 차고지에 방치됐다.

감차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택시업체와 노동조합, 대구시,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감차위원회를 거쳐 시기와 세부내용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초 4~5월 중으로 감차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임금단체협상 등 업계 노사 간 갈등 때문에 시기를 미뤘다”라며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감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감차에 동참하지 않았던 개인택시의 동참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인택시(1천31대)에 대해서만 감차가 이뤄졌다.

개인택시가 감차에 포함되지 않은 건 시중에서 판매되는 개인택시 면허 매매 가격과 대구시 보상금의 차이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6천만~6천500만 원 선이다. 반면 대구시의 개인택시에 대한 감차 보상금은 2천800만 원에 불과하다.

시는 카드결제수수료, 통신료 등에서 일부 차출 받아 개인택시 감차 보상금을 현실화하는 한편 개인택시에 감차 동참을 설득 중이다. 개인택시조합 측으로부터 20여 대의 감차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감차 소식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도 세부내용과 시기 등을 두고 시와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대구법인택시사업운송조합 서덕현 전무는 “임금단체협상과 감차는 별개의 사안이다. 하루가 멀다고 업체들이 쓰러져 가는 상황에서 감차를 상반기 내로 진행해야 한다”며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위해 350만 원에 달하는 감차 자부담금도 시에서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 김진호 택시물류과장은 “업계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감차는 시민의 세금으로 진행하는 만큼 신중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업계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해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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