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되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놓고 공직사회 ‘술렁’

발행일 2021-04-06 22: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방자치법 구체적인 조례안 없어 공무원들 기피증상

승진 누락될수 있고, 자질 없는 의원들 비서 역할 우려

의회는 과장급이 국장급 대우받고, 의회사무국 조직도 커져

대구시의회 전경.
내년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시행을 앞두고 대구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집행부와 의회사무국이 분리될 경우 인사이동이 자유롭지 않고 기초의회 의원 자질 논란 탓에 벌써부터 기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6일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2022년 1월13일부터 집행부 견제와 균형을 위해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시행된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의회의 의장은 지방의회 사무직원을 지휘·감독하고 법령과 조례·의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임면·교육·훈련·복무·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한다’로 명시돼 있다.

지방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도울 보좌 인력이 생기고,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인사권도 의회가 갖는다.

현재 대구시의회는 8개 구·군 의회사무국을 돌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구·군의회에서는 우려와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의회사무국의 인력풀이 많지 않아 집행부 조직보다 승진에 제약을 받게 된다. 이럴 경우 승진을 앞둔 공무원들은 의회사무국으로 가는 것을 꺼리게 된다.

지방의원 자질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사권까지 주어진다면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의원들의 개인 비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대구시의회는 과장(서기관) 공무원들에게 개인방 등 국장급(부이사관) 대우를 해 주고 있어 승진이 어려운 고참 서기관들은 의회행을 선호할 수 있다.

대구시의회는 국장급 자리가, 구·군의회는 과장급(사무관) 자리가 신설될 수 있어 조직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한정적이어서 의회에 들어가려는 인원보다 나오려는 인원이 많아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구청 관계자는 “기초의회에서 인사권이 있으면 누가 의회사무국으로 가고 싶어 하겠냐”며 “의회사무국으로 발령 나면 공무원 간 교류가 사실상 막혀 승진 등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의회사무국은 기피부서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구의회 공무원은 “바뀐 조례에 따라 천차만별 달라지는 대우, 한 부서에 종속돼 정년퇴직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고 귀띔했다.

대구시의회 관계자는 “대구시의회는 오는 9일까지 각 구·군의회를 방문해 인사권 독립 및 통합에 대한 정확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오는 6월 이후에 행정안전부의 지침이 내려올 것 같아 모든 상황에 대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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