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전기 집진기 개발, 역사 및 대기 질 개선에도 기여||전국으로 확산, 2019년 대

▲ 대구도시철도공사 천종호 기계관리부장이 양방향 전기 집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대구도시철도공사 천종호 기계관리부장이 양방향 전기 집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봄이 되면 꽃보다 미세먼지를 먼저 이야기하는 세상이 됐다.

봄철 국민의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은 미세먼지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대구도시철도공사 천종호(52) 기계관리부장이다.

천 부장이 주축이 돼 개발한 미세먼지 저감기술(양방향 전기 집진기)은 현재 대구도시철도 역사 환기구 62개소에 설치돼 이용객들에 미세먼지 없는 쾌적한 공기를 선사한다.

탁월한 성능과 우수성은 2019년 대한민국 안전기술 대통령상 수상으로 인증받았다.

그의 기술은 현재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의 도시철도로 확산되며 ‘클린 도시철도’ 열풍을 이끌어냈다.

특허 보유에 따른 기술지분료 수입만 해도 상당하다. 지난해 특허료로만 4억6천만 원을 받으며 공사 경영 안정에도 기여했다.

천 부장은 “혼자 한 것이 아니라 다 함께 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공사 전 직원께 공로를 돌리고 싶다”라며 겸손해했다.

그는 대구 토박이로 대학교에서 정밀기계공학을 전공했다. 1993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다가 대구 지하철이 개통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로 내려왔다.

평소 환경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그는 밥을 먹을 때도 환경오염을 생각해 잔반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구입한 승용차도 친환경 수소차일 정도다.

천 부장은 출·퇴근을 항상 지하철로 하면서 고객의 관점에서 이용 환경 개선방안을 고민했다. 그 고민에서 출발한 결과물이 바로 양방향 전기 집진기다.

초창기 대구 지하철은 지상보다 유독 공기가 탁하다는 민원이 많았다. 지하철 터널에 별도의 공기정화장치가 없어 도로변 미세먼지가 터널을 통해 그대로 역사에 유입됐기 때문이다. 역사 내 오염된 공기는 다시 터널을 통해 지상으로 배출되며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양방향 전기 집진기는 정전기 원리를 이용해 지하철 터널로 들어오고 나가는 공기 중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역사 등 지하 공간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의 대기도 개선하는 획기적인 선순환 시스템이다.

양방향 전기 집진기는 터널을 오가는 공기 중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각각 99.8%, 96.3% 걸러낸다.

집진기 1대가 가정용 공기청정기 225대와 맞먹는 공기정화 효과를 낸다. 향후 대구도시철도 전체 환기구 201개소에 설치가 완료되면 가정용 공기청정기 4만5천225대를 튼 것과 버금가는 공기정화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양방향 전기 집진기 외에도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 시책을 통해 도시철도의 실질적인 공기 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전국 도시철도 최초로 역사별 초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청정기, 공기조화기, 본선송풍기 연동운전 시스템을 구축, 초미세먼지 수치에 따라 역사 맞춤형 공기 질 관리를 실현했다.

천 부장은 “비록 회사는 적자를 보더라도 시민들이 흑자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에 더 나은 이용 환경 제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노력도 감수할 만하다”며 “지하철은 청정에너지를 이용하는 교통기관이다. 돈도 아끼고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도시철도를 시민들이 많이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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