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반

구미 송정숲 지역주택조합 일부 지주, 과도한 보상금 요구로 사업 차질

전·현직 시의원 등이 감정가의 몇 배 많은 보상금 요구



구미시 중앙숲 지역주택조합의 사무실과 홍보관.


“내 집을 장만하겠다고 주택조합에 가입했는데 일부 지주의 욕심으로 꿈이 날아갈까 두렵습니다.”

구미시 중앙숲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들이 일부 지주의 횡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중앙숲 지역주택조합은 구미시 송정동 일원에 1천384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하고자 설립된 단체이다.

조합은 지난해 11월 지구단위 계획이 결정된 이후 최근 구미시에 주택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1977년에 도입한 제도로 주민이 조합을 만들어 직접 땅을 사고 시공사를 선정해 집을 짓는 일종의 주택 공동 구매를 위해 결성된 단체다.

해당 지역의 조합이 2016년부터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지만 조합장과 시공사, 업무대행사가 변경되는 등 사업에 진척이 없었다.

이후 지역주택조합이 이 사업을 맡아 종전 조합원 부지를 인수하는 등 지주들의 80% 이상 동의를 얻어 힘들게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

문제는 일부 지주가 감정가의 몇 배에 달하는 보상금을 요구하는 탓에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

특히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지주들 가운데는 전·현직 구미시의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주택조합 측에 따르면 현직 시의원인 A씨는 자신의 땅 568㎡(172평)에 대해 12억 원(3.3㎡ 당 697만 원), 전 시의원 B씨는 3천61㎡(926평)을 76억 원에 내놓은 상태다.

또 다른 지주인 B씨의 가족들도 평당 800만 원 이상을 받아야 팔겠다는 입장이다.

지주 중 일부는 지상물인 나무를 심은 후 한 그루당 830만 원씩을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A의원이 12억 원을 요구하는 부지는 체육시설용지(야구장)로 묶여 있던 땅이었다. 그는 2006년 1억7천여만 원에 이 땅을 매입했으며 지난해 공시지가는 1억 원가량에 불과했다.

주택조합 관계자는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는 일부 지주들이 비대위를 만들고 계약을 체결한 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헐값에 계약하지 말라며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를 결성한 지주는 12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부지는 전체 사업지의 13% 정도이다.

조합 측은 A의원의 땅 중 188㎡만 아파트 사업 부지에 포함되며, 나머지 380㎡는 도시계획 시설부지로 어린이 공원을 조성해 구미시에 기부채납해야 할 땅이라고 밝혔다.

주택조합 관계자는 “일부 지주의 토지는 전체가 맹지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시세의 10배 이상 달라고 요구해 사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수년 째 조합설립을 기다려 온 한 조합원은 “조합원 대부분이 구미산단 산업체에 근무하는 30~40대이다”며 “조금 더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조합에 가입했는데 일부 지주의 터무니없는 땅값 요구로 인해 주택조합 사업이 중단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주택조합 사업이 무산될 경우 가족을 포함해 4천여 명이 길거리로 내 몰릴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A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승남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