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인택시조합, 시에 현금 사용 안 하기 홍보 공문 발송||거스름돈 오가며 감염 취약 지

▲ 대구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승객들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는 모습.
▲ 대구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승객들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는 모습.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구 택시업계에서 현금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마스크 외 별다른 방역수단이 없는 택시기사들의 감염 공포가 여전한 데다 전액관리제 역시 업계의 현금 기피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11일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최근 대구시에 ‘택시요금 현불지불 안 하기’ 홍보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승객들이 택시요금을 가급적 현금 대신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시에서 홍보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택시는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운수종사자와 승객 간 밀접한 상태로 운행돼 코로나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현금 결제가 이뤄질 시 거스름돈(동전, 지폐)이 오가면서 감염 위험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고 기사들은 지적한다.

택시기사 오모(52)씨는 “예전에는 카드 대신 현금을 내는 것이 미덕인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하나도 반갑지 않다. 오히려 찝찝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대구에서 운행되고 있는 택시는 법인택시 5천856대, 개인택시 1만43대로 모두 1만5천899대다. 이중 카드결제기 장착률은 약 98%(1만5천600대)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전액관리제 역시 업계의 현금 사절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기존 사납금제와 달리 전액관리제 하에선 기사가 모든 운송수익금을 회사에 납부한 후 월급과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하지만 기사들이 운송수익금을 현금으로 수령 후 회사에 내지 않는 경우가 빈번해 노사 간 갈등의 씨앗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카드결제가 정착되면 투명한 회계문화 정착도 기대된다.

업계는 기존 손님이 결제를 위해 카드를 앞좌석의 기사에 넘겨주던 방식에서 탈피해 뒷좌석 콘솔박스에 카드패드를 설치, 손님 스스로 카드결제 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오는 5월 시범 도입 후 올해 내 전체 택시 도입이 목표다.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덕현 전무는 “그동안 택시가 코로나 취약지대로 인식되면서 시민들의 외면을 받았다”며 “기사는 물론 이용객들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현금 대신 카드 사용을 부탁드린다. 시에서도 재난 문자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8개 구·군에 지자체 소식지와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 다양한 홍보 매체를 활용해 홍보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시에서도 카드 사용을 홍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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