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6일까지, 극사실주의 화풍의 딸기, 자두 작품 20여점 선봬

▲ 정창기 작 '딸기-21'
▲ 정창기 작 '딸기-21'
“자두와 딸기의 특정 소재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소재주의로 볼 수 있겠다. 자두와 딸기의 실체가 손에 잡힐 듯 감각적으로 와 닿는다는 점에서 감각적 사실주의로 볼 수 있겠고, 마치 실물을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극사실주의 경향의 회화로 볼 수가 있겠다.”

미술평론가 고충환(61)씨는 작가 정창기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대표적인 극사실주의 화풍의 작가로 ‘딸기작가’ ‘자두작가’로 유명한 서양화가 정창기의 개인전 ‘정창기전’이 대구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

다음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올해 새롭게 완성한 신작을 비롯해 20여 점을 선보인다.

▲ 정창기 작 '자두-21'
▲ 정창기 작 '자두-21'
작가는 놀라운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딸기와 자두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마치 사진처럼 보이기도 하고, 손 안에 움켜쥘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은 사실을 뛰어 넘어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평면 캔버스위에 유화로 그려냈지만 명암과 그림자까지 치밀하게 표현해 마치 입체적인 조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빨갛고 먹음직스러운 딸기와 자두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을 유발하며 관람객의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자두가 가진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에 이끌려 그리기 시작했던 자두 그림은 딸기의 빨간 강렬함으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렀다. 빨강이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그의 그림에는 풍성한 색이 담겨있다.

노란색에서 빨간색의 자두로 익어가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색의 변화, 초록색 잎사귀와 꽃받침, 밤색의 나뭇가지는 물론 최근에는 딸기 위에 소복하게 쌓인 흰색의 눈까지 표현했다.

▲ 정창기 작 '딸기-15'
▲ 정창기 작 '딸기-15'
정창기 작가는 사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똑같이 그려내는 데에 목적이 있지 않다.

실제의 모습을 바탕으로 하지만, 작가만의 감성과 철학을 담아 자신이 이야기를 캔버스 위에 녹여낸다.

그는 처음부터 과일을 그린 것은 아니다. 젊은 시절 풍경화와 인물화를 즐겨 작업했는데 이 작업을 통해 사물을 실제처럼 그릴 수 있는 소묘력이 향상된 것 같다는 그는 이후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 소재를 찾던 중 우연히 자두를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작가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딸기와 자두를 통해 표현한다.

한 개의 딸기, 한 개의 자두가 아니라 화면을 꽉 채우며 소쿠리에 넘칠 듯 담겨 있는 딸기와 자두는 자연과 함께 했던 푸근하고 넉넉했던 고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의 작품이 대중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과일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떠올리게 해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 정창기 작 '자두-20'
▲ 정창기 작 '자두-20'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자두와 딸기에서 느껴지는 고향의 정겨움, 푸근함, 넉넉한 인심은 작가의 감정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보편 감정이기도 하다”면서 “작가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실된 마음의 고향을 일깨워주고 고향의 정겨움, 푸근함, 넉넉한 인심을 회상하고 추억하게 만든다”고 했다.

영남대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작가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아트지앤지갤러리, CSY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고, 서울시립미술관, 대구은행본점,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백화점 휴점일에는 휴관한다. 문의: 053-661-1508.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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