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속도 낮아지자 줄줄이 이어진 차량과 도로 정체현상||어린이보호구역 및 단속카메라구역 벗

▲ 지난 17일 동구 한 도로에서 차량들이 규정 속도를 지키며 줄지어 주행하고 있다.
▲ 지난 17일 동구 한 도로에서 차량들이 규정 속도를 지키며 줄지어 주행하고 있다.
안전속도 5030이 시행된 첫날, 대구지역 곳곳에서는 바뀐 규정 속도를 지키기 위한 차량들이 느린 속도로 주행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는 느리게 가는 차량을 피해 곡예운전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17일 오후 3시33분 동구 만촌 이마트 인근 도로.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50㎞/h의 속도를 지키며 줄을 지어 운행했다.

몇 차량들은 앞차가 느리게 가는 것이 답답했는지 속도를 올리면서 차선을 변경하는 곡예운전을 했다.

주행속도는 낮아지고 주행신호의 시간이 짧게 느껴지자 급한 마음에 속도를 올려 황색등이 켜졌음에도 엔진소리를 크게 내며 달리는 차량들도 눈에 보였다.

바뀐 속도규정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은 노심초사하며 운전을 하고 있다.

운전자 최모(28)씨는 “17일부터 속도규제가 실시돼서 그런지 아직 속도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살짝 엑셀을 밟았는데 60㎞/h를 넘어서 단속카메라에 걸릴까봐 이전보다 운전할 때 스트레스가 가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량이 많은 청구네거리 일대는 차량정체가 발생했다.

차량 속도가 줄어들면서 차량통행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중앙고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고모(18)군은 “평소 나오는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오늘따라 차량들이 너무 느리게 가는 것 같다”며 “버스도 덩달아 늦게 가자 약속시간에 늦었다”고 말했다.

동대구역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불만을 털어놓았다.

주행속도를 변경했으면 신호체계 조정하는 등 대책이 필요함에도 속도만 줄여 교통 흐름에 악영향을 줬다는 것.

택시기사 황모(61)씨는 “짧은 거리를 주행하면서 신호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라며 “안전속도 5030을 빌미로 세금을 더 거두려는 속셈 아니냐”라고 불평했다.

같은날 오후 4시23분 수성구 동일초등학교 앞.

신천시장~수성시장 방향으로 가는 차량들은 교보생명 앞 사거리를 건너자 일제히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했다.

신천시장 도로에서는 50㎞/h로 주행을 할 수 있었지만 교보생명 앞 사거리를 지나자마자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인해 40㎞/h로 주행해야하기 때문.

수성구 동성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비양심적으로 주행하는 운전자들도 있었다.

수성시장~대봉교 방향 동성초 인근 사거리에서 엔진소리를 내며 속도를 내던 차량들이 과속단속카메라 약 20m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줄이다가 단속구역을 지나친 후에는 다시 속도를 올렸다.

이전 대부분 50㎞/h 주행이 가능했던 수성구 복개도로는 전면 30㎞/h로 바뀌자 도로이용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 일대 아파트 주민 송모(51)씨는 “속도규제가 낮아진 탓인지 주말인데도 도로에 지나다니는 차량의 모습이 좀 줄어든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 지난 17일 수성구 동일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선 한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고 있다.
▲ 지난 17일 수성구 동일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선 한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고 있다.


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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