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통폐합·신입생 정원 감축 등 자구책 마련하는 지역 대학

발행일 2021-04-19 22: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유사학과 통폐합, 일부 학과 폐과 동시 진행

대구가톨릭대학교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고 있는 대구·경북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을 본격화 하고 있다.

내년 입학정원 축소와 학과통폐합 등 굵직굵직한 편제개편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난제에 직면한 지역 대학들은 그동안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산업체 위탁생 운영 등으로 대응하면서 위기를 애써 외면해 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

지역 교육계 일각에서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1월 취임과 함께 교명 빼고 모든 걸 바꾸겠다고 공언한 우동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은 지역 대학 가운데 가장 큰 변화를 예고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가 새로 마련한 2022학년도 교육편제개편에서는 정치외교학과와 무용학과, 응용화학전공 등의 신규 모집을 중지하고, 신입생 모집 정원도 올해보다 122명 줄이는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총장은 그동안 대학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지금까지 해 온 개혁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대구가톨릭대학교의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입생 모집 중지가 결정된 학과 재학생들은 학교 측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고 공언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계명대 성서캠퍼스 정문 전경
계명대학교도 2022학년도부터 이부대학(야간)의 중국학, 관광경영학, 경영정보학, 회계학, 경제금융학, 법학과와 인문국제학대학 미국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는 등의 편제개편을 마무리했다.

또 신설한지 4년된 ‘아르텍칼리지’를 폐지하고, 일부 유사 학과를 하나로 통합한다.

인문국제학대학의 독일어문학전공과 유럽학전공이 독일유럽학과로 통합되고, 중국어문학전공과 중국학전공이 중국어 중국학과로, 일본어문학전공과 일본학전공을 일본어 일본학과로 합쳐진다.

이어 사회과학대학 경제금융학전공과 소비자정보학과는 경제금융학 전공으로, 국제통상학전공과 전자무역학전공은 국제통상학전공으로 합친다.

이와 함께 디지털경영학부와 경영빅데이터전공이 신설되고, 러시아어문학전공이 러시아중앙아시아학과로 명칭이 변경된다.

계명대 관계자는 “학과통폐합과 모집중지로 발생한 입학정원은 학과별로 재배정해 전체 입학인원의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새로 총장을 맞이한 영남대학교는 전체 입학정원은 그대로 유지한 채 모집 단위별 입학정원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

문과대학과 정치행정대학, 생활과학대학, 음악대학 등에서 입학 정원이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19명 가량 줄어드는 학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용이한 자연과학대와 공과대학, 생명응용과학대학 등에는 정원이 늘어난다.

특히 영남대는 생활과학대학에 입학정원 45명 규모의 휴먼서비스학과를 신설키로 했다. 또 가족주거학과를 주거환경학과로 명칭을 변경한다.

올해 입시에서 대규모 미달사태로 총장사퇴 등 진통을 겪은 대구대는 오는 26일 법인이사회에 편재조정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대구대의 편재조정은 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전문대학들도 시대 상황을 반영한 학과 개편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영진전문대는 기존 15개 계열·학과에서 20개 계열·학과로 세분하는 개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계열은 계열 내 신기술 분야를 ‘과’로 분리, 전문성을 높이도록 했다. 또 신세대가 선호하는 분야인 만화애니매에션, 조리제과제빵, 뷰티융합 등 3~4개 학과를 새로 신설할 예정이다.

영진전문대 이대섭 입학지원처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계열학과 개편과 함께 전문성을 높이도록 계열 내 과들를 신설했다”면서 “뷰티, 펫, 제빵제과, 애니메이션 분야 등 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부문의 학과를 신설,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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