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방역기획관직을 신설하고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한 것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야당은 과거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서두를 필요 없다고 발언을 한 기 기획관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정부가 공급계약을 맺은 코로나19 백신 1억5천200만 회분 중 현재까지 들여온 물량은 계획 대비 2.4%에 불과한 362만 회분이다”며 “기 기획관은 이런 사태가 야기될 때까지 거짓 여론몰이를 통해 정부에 영향력을 끼쳐왔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우리나라 코로나19 종식 최대걸림돌은 대통령의 잘못된 정보와 안이한 상황 인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특사 파견 등 백신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기 기획관은 지난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 연말까지 만들어 내놓으면 안 쓸 것 같다. 좀 걱정스럽다며 확률이 좀 적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는 지난해 12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승인했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해온 이스라엘은 노 마스크로 돌아간 상황이다.

또 기 기획관은 정부의 백신 확보 지연 논란 당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이 급하지 않다”며 “화이자·모더나는 가격도 비싸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기 기획관의 등용이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백신 개발과 조기 확보에 실패했다는 반성과 국민이 납득할 만한 대책은 없고 ‘기모란’만 보이니, 국민은 울화통이 터져 죽을 지경”이라며 “사람이 먼저라더니, 알고 보니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자기편인 ‘기모란’이 먼저였다”고 비판했다.

기 기획관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민주당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기 기획관 (발언)은 그동안 전문가로서 견해다. 정치권에서 수용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며 “모든 전문가가 다 맞을 수도 없고 어느 경우 일부 틀릴 수도 있다. 당시 기 기획관이 방송에 출연해서 한 얘기를 보면 방역상황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근거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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