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이동은

리즈성형외과원장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봄이다. 바야흐로 신록은 짙게 물들어가고, 꽃망울이 색색으로 피어난다. 그러나 아직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봄을 마음껏 즐기기에는 걱정부터 앞서는 한낮이다.

봄 햇살을 뚫고 이마와 눈가 주름이 고민이라는 60대 중반의 여성 환자가 찾아왔다.

눈꺼풀이 처지고 눈이 침침해지면서 눈가 피부가 짓무르는 느낌이 들어 안과 진료를 받았더니 피부 노화로 어느 정도 의술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는 말을 들었단다.

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이 생겨 여러 날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러 경로로 수소문도 해보고 주변 친구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처진 눈꺼풀을 잘라내고 쌍꺼풀을 만들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지만 수술하고 난 후 인상이 너무 무섭게 변해서 다들 손사래를 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한 번 수술하고 난 후 반년 혹은 1년씩 연락 두절 상태로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자기도 걱정이 앞서고, 계모임이나 다른 모임에서 지인들이 수술한 걸 곁눈질로 쳐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낯설고 어색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러면서 눈이 더 침침해지고, 힘들어지기 전에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서 수술을 결심했다면서 수술 후 결과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자신이 봐도 낯설고 어색한데 다른 가족들이야 오죽하랴. 게다가 한참 귀여운 손주들이 자기를 무서워 멀리할 까봐 걱정이 앞선다고도 했다.

의사로서 그런 고민을 들어온 지도 어언 10여 년, 하지만 어쩌랴, 어떻게든 해결해 줘야 앞으로의 불편함이 해결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주하는 중요한 현실이 있다. ‘양손에 떡을 다 쥘 수는 없는 노릇.’

인상 변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오래 가는 수술은 없다는 사실이다. 예뻐지면서 젊어질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수술 후 몇 달은 아무래도 어색할 수밖에 없으니 젊어지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겠고, 그 후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면, 예뻐지지 않을까요”라는 말로 설득했다.

나이가 있는 환자라 여러 가지 질환이 있는지, 평소에 먹고 있는 건강보조식품이 수술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수술 날짜를 결정했다.

마취조차 겁을 내던 환자는 막상 수술대에서는 편안하게 수술을 마쳤다. 수술 후 “이렇게 아프지도 않고 편안할 줄 알았으면 진작 했을걸”이라며 수술 후 실밥을 뽑을 때까지 큰 불편이 없이 지내는 듯 보였다.

실밥을 빼는 날, 이마 주름도 줄어들고 눈도 크게 잘 떠지는 것이 자못 신기했던 모양이다. 눈가를 짓무르게 하던 피부 처짐도 해결되면서 이제 보이는 것이 더 많아져서 불편함이 사라졌다는 말로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아직 어색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젊어진 모습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으니, 앞으로 예뻐질 일만 남았다는 덕담도 해 줬다.

하긴, 수십 년 동안 조금씩 처져 불편함을 느낀 얼굴이 단 1시간 만에 교정됐으니, 수술을 하는 나 자신도 그런 변화를 느꼈는데, 당사자의 심정을 어떨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불편함이 사라졌으니 이제는 적응해야 한다고 설명해주는 것 만으로는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갖게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얼굴이 젊어지고 예뻐지는 변화를 지켜보라는 것이 차라리 솔직한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갖고 싶고, 단점이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크던 작던 얼굴 전체의 인상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수술 전에 충분히 고려해 현명하게 변화의 범위를 결정하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겠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