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레이스 요동치나

▲ 나경원 전 의원.
▲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의 등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대구 수성갑)이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의 등판이 변수로 작용할 지 이목이 쏠린다.

22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경원 전 의원이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서 대선 정국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야권이 대선에서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는 만큼 과거 원내대표로서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섰던 나 전 의원이 그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국민의힘 안으로 이끌어 대권 주자로 안착시키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저서에서 서울대 법대 선배인 윤 전 총장에 대해 “나와 같은 시기 대학을 다녔고, 비슷한 시기 고시 공부를 했다”며 친근감을 드러낸 탓이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중진급 인사들과 두루 만나며 야권 진로에 대해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전당대회 출마로 가닥을 잡은 상황은 아니다. 그는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되는 역할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이 오는 30일 원내대표 경선 이후 전대 출마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출마로 가닥을 잡을 경우 주호영 대행을 위협하는 유력 주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 대행은 2년간 원내대표로 재직하며 4·7 재보선을 이끌어온만큼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지도와 호감도 측면에서 이미 출사표를 던진 당권주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다만 당 내부에서 ‘영남당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중 다수가 영남권 출신으로 국민의힘=영남당 이미지가 있는데 당 지도부 개편을 통해 이를 극복하자는데 의원들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주 대행을 겨냥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으로 나한테는 차마 그 말을 못 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고 비판한 것도 영남권 중심의 당 체제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원내대표가 영남에서 나올 경우도 주 대행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요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주 대행은 최근 ‘원대대표와 당대표가 같은 지역에서 나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건 문제없냐”고 되물으며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경선에 출마했던 나 전 의원이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크게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당대표 선거에서는 승산이 있다는 뜻”이라며 “둘 다 당권 도전을 결단한다면 박빙의 승부가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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