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학관 2021년 첫 번째 기획 전시 ‘육肉필筆-손끝에서 손끝으로’

▲ 이육사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육사의 '바다의 마음' 육필원고
▲ 이육사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육사의 '바다의 마음' 육필원고
‘글씨는 다채롭고, 다양하다. 또박또박 정성 들여 쓴 글씨도 있고, 삐뚤빼뚤한 글씨도 있다. 크게 휘갈긴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은근히 멋을 부린 글씨도 있다. 그러한 한 획, 한 획의 글씨들에 문인들의 숨결과 영혼이 담겨 있다. 글씨마다 문인들의 묘한 육체성도 느껴진다.’

대구문학관 올해 첫 번째 기획 전시 ‘육肉필筆-손끝에서 손끝으로’가 다음달 4일부터 8월29일까지 대구문학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그동안 활자로만 접해왔던 문인들의 작품을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편지와 엽서를 통해 그들 사이의 교류를 들여다보고, 육필원고를 통해서는 작품과 작가의 감성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기획 된 전시다.

▲ 이육사
▲ 이육사
육필이 지닌 힘과 느낌을 이미지로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전시는 ‘감상’에 초점을 두고, 작가의 필적이 관람객에게 미술 작품처럼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 육필들을 파인아트 프린팅해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또 작가별 육필과 육필의 상호교감으로 파생되는 ‘공감각’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연필, 만연필 등 필기구들이 내는 소리를 활용해 풍경을 그려내는 ‘사운드스케이프’도 도입했다는 게 대구문학관의 설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구문학관 소장 육필들과 함께 이육사문학관, 동리목월문학관, 고려대박물관, 통영시립박물관의 문인 15인의 일상이 담긴 편지와 엽서 31점, 육필원고 40점, 필적 1점 등 총 72점을 선보인다.

▲ 박목월
▲ 박목월
구상, 김동리, 김춘수, 박목월, 백기만, 신동집, 유치환, 이상화, 이설주, 이육사, 이윤수, 이장희, 조애영, 조지훈, 최태응 등의 한국 대표 작가의 육필과 이들 문인들 간의 서간·엽서를 비롯해 조애영 친필 교정본 및 이설주 미발표 소설 원고 등의 귀중한 자료들도 함께 전시된다.

이하석 대구문학관장은 “육필을 통해 문인들의 삶을 더듬으며, 그 소통의 길을 가늠해보려는 시도다. 문인들의 육필을 읽는 일은 마치 문인들의 손을 만져보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면서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문인들의 ‘몸과 정신의 수공업적 각인’이 우리 문학사에 뚜렷이 다채롭게 찍혀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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