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성사격장, 미군 헬기 사격훈련장 용도 폐기 청신호

발행일 2021-04-29 13:38:3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국방부, 주한미군 훈련 여건 불만 대책 대규모 훈련장 물색

권익위, 주민들 불만 공감…사격장 폐쇄 해결책 접근

지난해 11월 포항시 장기면 수성사격장 출입구에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을 막기 위해 트랙터를 배치한 모습.


군 당국이 주한미군의 훈련 여건 불만 제기에 따른 대책으로 대규모 훈련장 확보를 추진해 포항 수성사격장 미군 훈련장의 용도 폐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방부는 지난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주한미군 사격장 갈등 관리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완충구역(소음·안전)을 구비한 대규모 훈련장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의 이 같은 결정은 주한미군이 훈련 여건이 미흡하다며 불만을 쏟고 있고, 포항 수성사격장 인근 주민들의 이전 요구 등 민군 갈등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국방부에 서신을 보내는 한편 한국군 수뇌부와 잇달아 면담을 갖고 아파치 헬기 전투준비태세 유지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또한 지난달 17~19일 방한 당시 우리 측에 주한미군의 훈련여건 보장을 강력히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사격장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도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으로 피해를 본다며 지난해부터 사격훈련 취소와 사격장 폐쇄 촉구 집회를 열어왔다.

1965년 포항시 장기면 수성리에 조성된 수성사격장(1천246만㎡)은 50여 가구에 130여 명이 거주하는 수성리 마을에서 1㎞가량 떨어져 있다.

주한미군은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성사격장에서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을 했으나 사격장 주변 주민들이 반대시위를 하며 강하게 반대하자 이후 예정된 훈련은 모두 취소했다.

또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소음·진동과 수질오염 등의 피해를 이유로 지난 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사격장 이전 또는 폐쇄를 요구하는 집단고충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권익위가 중재에 나서 현재는 훈련이 잠정 중단됐다.

권익위는 주민 피해사실 확인을 위한 여러 차례 현장 조사 과정에서 주민들 호소에 대해 상당부분 공감해 사격장 폐쇄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포항 수성사격장에 대해서는 권익위 중재를 통해 민군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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