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힘, 청년예술가 (3) 정윤수 화가

발행일 2021-05-06 19:36:2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6년차에 접어든 지역 유망 작가, ‘우주’ 모티브 다양한 작품 선보여

이달 수창청춘맨숀에서 ‘다중우주’ 기획전으로 만나볼 수 있어

정윤수 작가는 “끊임없이 그림을 통해 일상에서 살아가며 느꼈던 것들을 표현하고 나중에는 나의 경험을 그림을 통해 관람객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수, 행성드로잉, 장지에 석채, 과슈, 오일파스텔, 색연필, 145x122cm, 2021
대구에서 청년 작가로 6년차에 접어든 정윤수(33·여) 화가는 ‘우주’를 모티브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에게 우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큰 힘을 지니고 있는 중요한 작품 소재다. 대자연의 힘을 가시화하는 그림을 통해 표출하며, 그 속에서 인간은 작은 존재라는 것을 말한다.

정윤수 화가는 행복북구문화재단의 기획전시 성장통 어울즈뷰 프로젝트(Eoul’s View Project)에 청년 유망 작가로 뽑혀 지난 3월15일부터 4월10일까지 어울아트센터에서 전시를 펼쳤다.

정윤수, 행성드로잉, 145.5x112㎝, 장지에 혼합매체, 2021
정윤수, 행성 드로잉, 145.5x112.1㎝, 장지에 혼합매체, 2021
전시에서는 우주를 소재로 ‘우주 속의 작은 행성인 지구’를 주제로 ‘행성드로잉’ 시리즈를 선보였다.

행성드로잉 시리즈는 우리가 사는 지구의 모습을 마치 낯선 행성과 같이 표현했다.

정 화가는 “나의 작품은 자연을 소재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생명체를 포함한 지구의 모습들, 그리고 먼 우주를 그린 작업들이다”며 “작업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은 작고 푸른 별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라는 존재다”고 말했다.

정 화가는 작품을 위해 쉽게 영감을 받기 어려운 우주라는 소재를 두고, 우주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책 등을 많이 찾아본단다.

또 영화를 보고,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도 대자연의 힘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

정윤수, Mer forte, 162.2x97cm, 장지에 채색, 2016
그는 “우리 지구의 모습들과 먼 우주의 모습들을 작업하는 것이 정말 좋다”며 “요즘은 작품 활동에 영향을 줄 많은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천문학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있다”고 했다.

정윤수 화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동대학 일반대학원 동양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작가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단순했지만 분명했다.

고등학교 시절 입시를 위해 서양화로 대학 진학 준비를 하다 큐레이터에 관심이 생겨 예술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는 미술 공부를 할수록 예술 작품을 직접 대면했을 때의 감동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 화가는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며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이 좋았고 평생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동양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고, 이후 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6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선보인 후 가창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가 되면서 고향인 대구에 내려오게 됐다.

2017년부터는 대구예술발전소 ‘LOST’ 전, 지난해 어울아트센터 ‘정윤수 초대전’, 현대백화점 갤러리H, 봉산문화회관 등에서 개인전, 단체전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12월 개인전을 준비하던 시절, 그에게는 가장 힘들면서도 가치 있는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반려견 2마리가 1년 사이 그의 곁을 연달아 떠나면서 그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평소와 다르게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책에서 보고 듣던 것을 위주로 그림을 그리던 그가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우연히 가지게 됐고, 이후 직접 깨닫고 느낀 감정들이 작품을 풀어내는데 도움이 됐다.

그는 “예상치 못한 반려견들의 죽음에 상실감과 무기력 증세가 굉장히 심해 ‘앞으로 작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당시 앞둔 개인전을 준비하며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그 당시 힘들었지만 삶,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그림을 그리며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은 현실에서 멀어지게 해줬고, 이후 작품 방향도 많이 바뀌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윤수, 달빛, 45.5x27cm, 캔버스에 과슈, 2020
정윤수, Struggle, 90.5x60.5cm, 캔버스에 과슈, 2019
그의 작품은 오는 14일부터 8월29일까지 수창청춘맨숀에서 ‘다중우주(multi-verse)’ 기획전으로 볼 수 있다.

그가 최근 여러 과학 분야에서 우주도 하나가 아닌 여러 개라는 ‘다중우주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데서 영감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구를 중심으로 하늘이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는 태양을 도는 8개 행성 중 하나라는 사실을 표현했다.

정 화가는 앞으로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맡은 바를 꾸준히 해나가는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진심을 다한 작업이 가장 좋은 작업이다. 끊임없이 그림을 통해 일상에서 살아가며 느꼈던 것들을 표현하고 나중에는 나의 경험을 그림을 통해 관람객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내가 느낀 것들을 잘 표현해서 그 작품을 보는 관람객도 공감할 수 있도록 열심히 작업하겠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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