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이건희 소장품 21점에 이어 총 223점 기증 봇물

발행일 2021-05-09 10:56:2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작고·현역 작가 대량 기증 및 개인 소장가들의 근대미술작품 기증 더해져

변종하, 오리가 있는 풍경, 1976, 85.7x85.7cm, 캔버스에 유채
“대구에는 콜렉터가 굉장히 많아 작품을 지역 밖으로 유출시키지 않고 보관하는 것도 감사하지만 혼자 두고 보는 것 보다는 대구미술관 등에 기증하는 문화가 많이 정착되면 좋겠습니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지난 7일 보건대 개교 50주년을 맞아 변종하(1926~2000) 작가의 당초문 시리즈 5점을 대구미술관에 기증했다.

1980년대 후반 변종하 작가의 작품을 구입한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좋은 작품을 보면서, 지역의 자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삼성그룹 고 이건희 소장품이 대구에서 유일하게 대구미술관에 전달된 가운데 기증 작품이 대구미술관에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이인성, 이쾌대, 변종하, 서동진 등 지역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돼 지역 미술사 연구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영국, 산, 1970년대, 62.5x62cm, 캔버스에 유채
이쾌대, 항구, 1960, 33.5x44.5cm, 캔버스에 유채
9일 대구미술관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소장품 수집 심의’를 통해 작품 223점을 기증받았다.

이번 기증은 국내 최고의 ‘이건희 컬렉션’ 21점에 이어 작고·현역 작가의 대량 기증 및 개인 소장가들의 근대미술작품 기증이 더해졌다.

우선 한국화단의 거장 고 서세옥 작가(1929-2020, 대구)와 한국 조각계 거장 고 최만린 작가(1935-2020, 서울)의 작품이 고인과 유족 뜻에 따라 대구미술관에 전달됐다.

각각 90점, 58점 기증됐다.

한국 수묵추상의 거장 고 서세옥 선생은 기성 동양화단에 도전하며 그만의 독특한 추상 세계를 펼친 작가다.

1970년대부터 ‘군무’, ‘군상’, ‘기다리는 사람들’ 등 묵선과 여백으로 인간의 형상에 기운생동을 불어넣은 ‘사람들’ 연작을 선보였다.

고 최만린 선생은 대한민국 현대 추상 조각의 대표적인 1세대 조각가다.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는 조각을 추구하며 동양적이고 우주 보편의 철학을 녹여낸 추상 조각을 보여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인성, 석고상이 있는 풍경, 1937, 55.2x74.6cm, 종이에 수채
현역 작가로 활동 중인 한운성 작가의 대표작 30점도 기증됐다.

서양 화가이자 판화가인 한운성은 ‘매듭’, ‘과일 채집’ 시리즈 등 ‘재현’에 관한 회화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작가로 1970년대 이후 한국현대화단에서 중요하게 언급된다.

대구미술관은 세 작가의 시기별 작품 전개 과정을 연구해 전시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개인 소장가들의 근대미술작품 기증 사례도 줄이었다.

변종하 작가 ‘당초문 시리즈’ 5점을 기증한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을 비롯해 서진달 작품을 기증한 인척 최철명, 강운섭 작품을 기증한 김영길 개인 소장가 등이 있다.

강운섭 작가, 권진호 작가, 박인채 작가 유족 역시 선친 작품을 기증했다.

대구미술관은 지난해 밝힌 ‘소장품 수집 5개년 계획’에 따라 2023년까지 소장품 3천 점을 목표로 수집할 계획이다.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은 “기증자의 뜻이 빛날 수 있도록 작품 연구와 작가 위상 재정립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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