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진 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
▲ 김상진 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
김상진

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

미디어 기술, 특히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식정보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종이책으로 대변되던 아날로그 미디어가 주력이던 시절에는 전반적으로 부족한 정보를 개인이 얼마나 습득하느냐에 따라 생긴 사회적 및 경제적 정보격차의 해소가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하지만 오늘날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생산되는 정보에 묻혀 지내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2월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계속되는 바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가 조성됐다. 이 때문에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미디어에서 생산되는 지식정보의 양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결국 빅데이터(Big Data) 환경이 도래한 것이다. 빅데이터는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주기가 짧고, 형태도 수치데이터뿐만 아니라 문자데이터와 영상데이터를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말한다. 특징으로는 크기(volume), 속도(velocity), 다양성(variety)이란 세 가지를 의미하는 ‘3V’로 표현된다. 요즘에는 가치(value)와 복잡성(complexity)을 덧붙이기도 한다.

책과 독서를 화두로 삼는 출판사, 서점, 도서관에서도 빅데이터 분석은 유용한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인간의 행동 및 사고 패턴을 찾아냄으로써 현재 상황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원인을 진단해 대처방안을 제시하고, 미래 예측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는 인간이 내리는 의사결정에 요긴한 자료일 뿐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최종적인 의사결정은 인간이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도서관에서 활용하는 빅데이터는 크게 내부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로 나눌 수 있다. 내부 데이터는 도서관에서 생성된 이용자 데이터, 장서 데이터, 대출 데이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세 가지 데이터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지 패턴을 찾아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내부 데이터 분석에 해당한다. 국내 도서관 대다수가 데이터 수집에 참여하고, 분석 결과를 활용하는 도서관 내부 데이터 분석 솔루션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도서관 정보나루’다.

용학도서관도 분기별 최다 대출도서, 연령대별 인기도서 등 테마별 도서관 내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시각화해 ‘빅데이터로 들여다 본 용학 라이프’ ‘빅데이터로 들여다 본 파동 라이프’ ‘빅데이터로 들여다 본 무학숲 라이프’란 이름의 홍보물을 만든 뒤 시민들이 참고하도록 자료실과 SNS에 게시하고 있다.

반면, 외부 데이터는 도서관 내부적으로 생성된 데이터 이외의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생성된 소셜데이터를 비롯해 인구통계 등 공공기관에서 만든 공공데이터, 신용카드회사 등 기업에서 만든 비즈니스데이터가 모두 해당된다. 이젠 초연결사회의 기반인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사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도 포함된다.

용학도서관은 수년 전부터 도서관 내부 데이터 뿐만 아니라, 외부 데이터로도 시야를 넓혔다. 그 성과가 2020년 국립중앙도서관이 주관하는 도서관 빅데이터 우수 활용사례 공모에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선제적 도서관 서비스’란 주제로 응모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용학도서관의 활용사례는 국민 대다수가 활용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NS에 게시된 소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내용을 도서관 서비스에 반영한 것이다.

설명하자면 대구에 본사를 둔 더아이엠씨가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텍스톰(TEXTOM)’을 활용해 도서관 외부 데이터인 소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도서관 내부 데이터와 함께 도서관 운영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텍스톰은 웹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며 매트릭스 데이터 생성과 시각화까지 처리할 수 있는 일관처리 시스템이다. 현재 데이터 마이닝이 가능한 포털사이트는 네이버와 다음, 구글이다. SNS로는 트위터와 유튜브가 가능하다.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이유는 현재 도서관을 찾지 않는 잠재적 이용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관심사와 요구사항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도서관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현재 분기별로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성구에 대한 관심사와 수성구민의 관심사를 파악한 뒤 자료 선정, 북큐레이션, 이용자 맞춤형 독서문화 및 체험 프로그램 기획 등 전반적인 도서관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감성분석 기법을 활용해 이용자 만족도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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