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주년 특별연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년간 펼쳐온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패를 인정했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문제와 관련 종전과 비교해 다소 완화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지난 4년간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역시 부동산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부동산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해온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다만 문 대통령은 ‘투기 차단, 실수요자 보호, 공급 확대’라는 부동산 정책 기조는 바꾸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대신 현 정책의 재검토 및 보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문제는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20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집값 폭등을 잡기는커녕 오히려 집값이 급등하며 국민적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공시지가 현실화에 따른 세 부담 확대로 인해 국민적 불만이 팽배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야당이 임혜숙·노형욱·박준영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야당이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이 사실상 적임자라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두 전직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론에 대해서는 찬반 언급 없이 국민 공감대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선 고령·건강 문제와 국민 통합 및 사법정의 등을,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선 반도체 경쟁력 및 과거 선례 등을 감안하겠다고 했다. 사면에 관한 원칙론을 무작정 고수하기보다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긍정적 방향으로 생각이 옮겨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어느 선진국보다도 방역 모범국가가 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K-방역이 세계 표준이 됐다”고 말했다.

경제 문제는 “우리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이미 지난 1분기에 코로나19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국민의 삶이 곧바로 나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심해진 국민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가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에 대해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1년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길 것”이라면서 “긴 숙고의 시간도 이제 끝나고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남·북 대화 국면을 다시 한 번 적극적으로 조성할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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