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챌린지 난입해 취지 무색해져||챌린지 의미 퇴색, 얼굴 알리기만 급급

▲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피켓.
▲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피켓.
최근 기관·단체장, 유명인사들 사이에서 각종 ‘챌린지’가 유행처럼 줄을 이으면서 의미가 퇴색되고 유력인사의 얼굴을 알리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익 챌린지는 2014년 미국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응원하는 릴레이 기부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기원으로 한다. 한 사람이 머리에 얼음물을 뒤집어쓴 후 챌린지를 이어갈 세 사람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행동은 루게릭병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리고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참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기부로 이어지며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시는 #덕분에 챌린지, #자치분권 기대해 챌린지, #119 릴레이 챌린지, #저출산 극복 릴레이 챌린지, #굿 소비 굿 대구 챌린지,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탈 플라스틱 고고 챌린지 등 수십 개의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들도 챌린지에 참여했다.

지역의 한 기초자치단체의 비서실장은 “어느 순간 챌린지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있어 챌린지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서로 다음 챌린지 지명자를 고르는 것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챌린지가 단순 홍보성으로 그친다는 점이다.

챌린지와 관련된 정책 제안 등 후속조치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의미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선뜻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챌린지도 많고 효과에 의문이 붙는 것도 부지기수다.

기관장, 단체장 얼굴알리기에 그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여기에서 나온다.

영남대 허창덕 사회학과 교수는 “챌린지가 정치나 유명세를 위한 홍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무게가 가벼워질 수 있다”며 “퍼포먼스를 통해 지지도를 얻기보다는 본연의 업무로 구성원들에게 평가받는 공인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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